‘높이 보다 기술' 추승균의 파격 통할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7.24 06:46  수정 2015.07.24 06:48

전통 빅맨 대신 에밋과 포웰 등 테크니션 선택

KCC 추승균 감독. ⓒ 연합뉴스

프로농구 전주 KCC가 파격적인 외국인 선수 선발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22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5 KBL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KCC는 안드레 에밋(33·191cm)과 리카르도 포웰(32·196cm)을 선택했다.

형식적으로 에밋이 단신, 포웰이 장신자로 분류되지만, 큰 의미는 없는 가드와 포워드의 조합이다. 두 선수 모두 외곽에서부터 경기를 풀어나가는 테크니션이자 스코어러에 특화된 재능을 지닌 선수로 평가받는다.

에밋은 트라이아웃에서 일찌감치 주목할 만한 선수로 꼽혔다. 장단신제로 분류된 이번 외국인 선수선발에서 단신자 중에서는 가장 최고의 기량을 지녔다는 평가다. 포웰은 지난 시즌까지 전자랜드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이미 KBL에서 검증을 마친 자원이다.

둘 다 기량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평가지만 문제는 팀의 균형이다. 대부분의 팀들과 달리 골밑을 지켜줄 정통 빅맨을 한 명도 뽑지 않은 KCC의 선택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장단신제가 부활하면서 결과적으로 확실한 빅맨의 가치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시즌도 하승진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정통 빅맨의 부재로 고전했던 KCC이기에 이번 외국이 선수 선발에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KCC의 이번 선택은 결국 하승진의 건강이라는 변수를 담보로 한 도박이다.

하승진이 철저히 관리가 필요한 유형의 선수이고 혼자 많은 시간을 뛰거나 시즌 전 경기를 소화하기 어려울 것을 감안할 때, KCC는 하승진이 없을 때는 극단적인 스몰라인업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빅맨이 강하거나 전체적인 높이가 좋은 팀을 만났을 때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공격적인 성향의 강한 선수가 많다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에밋과 포웰 모두 득점력이 뛰어나지만 직접 공을 가지고 1:1을 즐기는 성향의 선수들이라는 평가다. 그런데 KCC는 김태술과 전태풍이라는 A급 포인트가드 자원이 둘이나 있다. 볼 소유 문제가 정확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오히려 팀플레이에 해가 될 수도 있다.

KCC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자 올해부터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게 된 추승균 신임감독은 부임 첫해부터 '전력 농사의 반'이라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파격적인 선택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냈다.

물론 전임 허재 감독도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종종 의외의 모험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감독의 성향이 극명하게 묻어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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