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인상 '수입차'로 악셀 밟나
악사 보험료 인상에 다른 보험사도 '눈치싸움'
악사(AXA) 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시작하면서 손보업계에 자동차보험료 인상 움직임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제차 사고에 따른 ‘천문학적 규모 보험료’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보험료 인상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대형보험사들이 구체적인 인상 계획을 내놓고 있진 않지만 금융당국과 여론, 업계의 분위기에 따라 인상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손해율 90% 육박해 인상 불가피…업계는 '눈치싸움'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해보험은 지난 25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5.4% 올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에 육박하면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졌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사고보상금의 합계를 보험료의 합계로 나눈 비율로 손해율이 적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보험사가 영업 이익을 거두고 반대가 되면 적자가 늘어난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손보사 누적 영업적자 중 자동차보험 영업적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악사의 경우 대형 손보사와 달리 지속적인 손실을 메우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미 지난해 자동차보험 영업적자는 1조1000억원 수준에 손해율은 88.3%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더욱이 손해율은 지난 2012년 75.2%을 기록한데 이어 2013년 78.2%로 상승 추세에 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손해율이 1%만 올라도 업계 전체에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부담이 발생한다.
이와 관련 손보사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에 육박하면서 업계에서 큰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악사의 인상 이후 또 올리는 분위기는 없는지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공식적으로는 “인상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중소형 손보사를 중심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검토를 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변수와 여론 등 ‘인상의 명분’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빗장 열리고 물꼬 텄다…외제차 증가에 '체계개선' 목소리 커져
오랫동안 자동차보험료 부담을 안아온 손보사 입장에선 악사의 보험료 인상으로 물꼬를 텄고, 금융당국의 보험료 자율권 확대추진으로 빗장도 열려 있어 인상의 적기가 될 수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보험업계 실무자 현장 간담회’에서 “보험상품 신고 대상을 축소하고 상품가격 결정에서 보험사의 자율권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1년 보험가격 자율화가 이뤄졌지만, 그동안 상품을 개발하거나 보험료를 정할 때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왔다.
당장 금융당국이 보험업계가 가진 ‘가격규제 불만’을 풀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손보사가 어떤 방향으로 키를 잡을지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당국의 눈치를 보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대형 손보사의 움직임 보다 당국의 분위기 조성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의 핵심 요인이란 설명이다.
이와 함께 외제차와 고가의 국산차 증가에 따른 고가의 수리비와 부품값 상승도 보험료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외제차 증가가 손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현재 보험요율체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인상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당장 외제차의 손실 보상 등 체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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