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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게...대한민국은 지금 전쟁중


입력 2015.10.11 10:11 수정 2015.10.11 10:11        데스크 기자

<굿소사이어티 칼럼>대한민국 수호세력 대 반대한민국 세력의 이념전쟁

6.25전쟁 당시 참전 군인 복장을 한 배우들이 9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 내부 광장과 서울역 광장에서 태극기로 관포된 유해를 들고 '내 전우를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국에서는 일반 국민이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문화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사회의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한 대한민국 반대세력(大韓民國 反對勢力: 反大勢)가 대한민국의 이러저러한 측면들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관념들을 대중의 뇌리에 침투시키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에서 다양한 수법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수호세력(大韓民國 守護勢力: 大勢)이 그에 대해 힘겹게 저항하고 있다.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문화전쟁은 반대세와 대세가 문화영역에서 전개하는 사상대결이다. 반대세는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와 경쟁시장 경제체제를 사회주의체제로 변혁하려는 사상을 가지고 있고 대세는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와 경쟁시장 경제체제를 옹호하려는 사상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진행 중인 문화전쟁은 이처럼 반대세와 대세 간의 사상대립에서 비롯된 대결인데,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함으로써 이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반대세가 전술적인 이유에서 문화전쟁이 전개되지 않은 것처럼, 사상대결이 없는 것처럼 위장하기 때문에 일반 국민은 우리 사회에서 문화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역사책 논란에서 이승만-박정희 논쟁까지

중•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 내용에 들어 있는 역사왜곡 및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둘러싼 논쟁,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행적을 비판한 동영상물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 이런 저런 영화에 들어 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부정적 및 긍정적 메시지들을 둘러싼 논란,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반체제 혁명가요를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의 지정곡으로 지정하는 문제를 둘러싼 논쟁, 노동개혁을 둘러싼 논쟁 등은 모두가 다 사상적 대립에서 비롯된 문화전쟁의 전역(戰域)들이다.

우리 사회에서 문화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각한 국민이라도, 반대세가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수긍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반대세가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는 필자의 견해에 대해 대부분은 ‘저들을 너무 과대평가한 것 아닌가’ 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반대세의 문화적 헤게모니 장악에 대한 자기평가와 우리 사회의 상황을 보면 반대세가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하기 어렵다.

진보정치연합의 기관지 『진보』 1994년 9월호에는 진정련 마산창원지부장 유병일의 글 「전진할 것인가, 후퇴할 것인가」라는 글이 실려 있다. 이 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

“[우리의] 문화역량으로 말하면 세계최고다.…문익환 목사의 말이지만 유럽에 간 문화운동가들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문화운동을 보려면 한국에 가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고 한다. 사실 우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다양한 분야에서 진지들은 건설되어 있다. 심지어 학계를 둘러보아도 진보적인 학자들은 하나의 사상적 조류로 정착하였다. 산업사회연구회니 한국사회과학연구소니 하는 연구단체며 <한겨레 신문>, 월간<말>, 월간<사회평론 길>, 그리고 수많은 무크지, 출판사, 장산곶매를 비롯한 영화집단, 민족 극, 민중미술, 민중음악, 심지어 컴퓨터 동호회까지 없는 것이 없다. 문제는 이러한 이데올로기 생산집단이 강력한 정치적 지도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그람시가 다시 태어난다면 반드시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내가 말한 것은 모두 한국에 있다. 당만 제외하고는.’”

위의 글은 이미 1994년에 소위 ‘진보’세력 스스로가 자기들이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했다고 평가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났다. 20년 동안 이 나라에서는 ‘진보’세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었고, 특히 문화부문에 대한 그들의 진출은 매우 강력했다. 이상과 같은 ‘진보’세력의 자기평가, 20년이라는 세월, 오늘날 한국 문화계의 전반적 좌경화현상 등에 비춰볼 때 소위 ‘진보’세력은 한국사회의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헤게모니가 매우 공고해졌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사회 쥐고 흔드는 중인 이른바 진보좌파 세력

‘진보세력’이 문화적 헤게모니를 공고히 장악하고 있다는 점은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한 그들을 사회 전체가 진보세력이라는 아름다운 긍정적 명칭으로 불러주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입증된다.

한국에서 ‘진보세력’으로 호칭되는 사람들은 사회주의자들과 친사회주의적 사상경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진보란 영어 Progress의 번역어이며, Progress는 ‘사물의 상태가 보다 좋게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회주의자 및 친사회주의자들을 진보세력이라 호칭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회주의화를 ‘사회가 보다 좋은 상태로 변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들을 진보세력으로 호칭하는 이 나라의 모든 언론매체와 국민들이 이 나라의 사회주의화를 지지한다는 뜻이 된다.

사회주의자들은 사회주의화되는 것이 사회가 보다 좋은 상태로 변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므로 사회주의세력이 자기들을 ‘진보세력’이라고 자칭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또 사회주의국가에서는 모든 언론매체와 국민들이 사회주의자들을 진보세력이라고 말하는 것이 논리적 법리적으로 타당하다.

그러나 사회주의국가도 아닌 이 나라에서, 더구나 아직도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공산주의에 반대하고 있고 사회주의화 선전•선동 행위를 처벌하게 되어있는 이 나라에서 모든 언론매체와 다수의 국민들이 사회주의자 및 친사회주의자들을 ‘사회를 보다 좋게 만들려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가진 진보세력으로 호칭해준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률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언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리와 법률을 무시하고 모든 언론매체와 다수의 국민들, 심지어 법집행기관의 공무원들까지 그들을 진보세력이라는 아름답고 긍정적인 명칭으로 호칭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그런 놀라운 일은 사회주의자 및 친사회주의자들이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하지 않고서는 초래될 수 없는 일이다.

왜 문화영역에선 반공을 내세우는 게 금기인가?

이외에도 소위 ‘진보세력’이 이 나라의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했음을 확인해주는 사례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공산주의에 반대하는데 반해 문화영역인 학계, 언론계, 문예계 등에서는 ‘반공’을 주장하는 것이 거의 금기시 되어 있다는 사실, 이 나라의 존립을 위한 절대동맹국인 미국과 이 나라를 멸망시키려 하는 적인 북한을 동시에 부를 때 북한을 미국보다 더 중요시하는 호칭인 ‘북•미’라고 호칭한다는 사실, 경제적 효율성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 나라에서 경제정의와 경제민주화가 압도적 캐치프레이즈로 주장되고 있는 사실, 반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대한민국의 역사와 현실을 비판한 도서들이 권장도서로 추천되고 있는 사실, 사상대립이라는 용어의 사용기피 등등.

소위 ‘진보세력’이 한국의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반대세가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로 연결된다. 왜냐하면, ‘진보세력’ 내의 헤게모니를 반대세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세력’을 세분하면 종북분자그룹, 비종북공산주의자그룹, 민주적 사회주의자그룹, 사회민주주의자그룹, 친사회주의자그룹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헤게모니를 장악한 그룹은 종북분자그룹, 비종북공산주의자그룹, 민주적 사회주의자그룹 등이며, 이들은 분명히 대한민국에 반대하는 세력들이다. 이처럼 반대세가 진보세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진보세력의 문화적 헤게모니 장악은 곧 반대세의 문화적 헤게모니 장악이 된다.

반대한민국세력은 이러한 문화적 헤게모니를 활용하여, 대한민국을 허물기 위한 문화영역의 투쟁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우선 그들은 대한민국 허물기를 목표로 한 투쟁을 그렇지 않은 활동처럼 전개하고 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체제를 비판하고,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하는 의식을 대중의 뇌리에 침투시킴에 있어서 일거에 총체적으로 침투시키는 전술을 취하지 않고, 다양한 매체와 채널을 통해 분리하여 시차를 두고 단편적으로 침투시킨다.

‘반대세’의 시간차 공격에 휘청대는 ‘대세’

비유하자면, 일요일에는 영화를 통해 ‘대’를 침투시키고, 월요일엔 가요를 통해 ‘한’을, 화요일엔 TV드라마를 통해 ‘민’을, 수요일엔 지식인의 칼럼을 통해 ‘국’을, 목요일엔 그림을 통해 ‘타’를, 금요일에 소설로 ‘도’를 침투시킨다. 이러한 전술을 취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그런 침투공격을 알아차릴 수 없고, 심지어 비판적 관찰자들마저도 그들의 1회 공격 내용만을 단편적으로 보게 되면 모두 관용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그들의 침투대상인 대중의 뇌리에서는 그들이 침투시킨 메시지가 침투•누적되고 종합되어 ‘대한민국 타도’가 된다.

반대세는 이처럼 문화적 헤게모니에 더하여 교활한 전술로 공격을 가하고 있는데 반해, 그에 맞서는 대세는 공격을 제대로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대세에 속하는 국민이 반대세에 속하는 국민보다 월등하게 많지만, 그 중 문화전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극히 적고, 문화전쟁에 참여하여 반대세와 투쟁하고 있는 사람은 극히 적다. 그나마도 조직화되지 않아 종합적 전략•전술이나 투쟁에 있어서 분업적 협력 등은 엄두도 낼 수 없다.

대세 측의 이러한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문화전쟁에서의 반대세의 승세는 계속될 것이다. 문화전쟁에서의 반대세의 승세는 현재 시민사회에서의 반대세의 우세로까지 확산되어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필연적으로 정치•경제 분야에서의 반대세의 우세 또는 승리로 확산될 것이다. 문화전쟁에 대한 대세 측의 반성과 전력강화가 절실하게 요청된다.

글/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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