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서재응 은퇴? 메이저 1세대의 엇갈린 마무리
메이저 진출했던 광주일고 3인방 KIA서 재회
김병현 잔류 제외하면 현역 은퇴 수순 밟을 듯
최희섭 서재응 은퇴? 메이저 1세대의 엇갈린 마무리
그래도 한때는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서 한국야구를 대표했던 선수들이었지만 흐르는 세월은 막을 수 없었다.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KIA 타이거즈가 베테랑 선수들 정리에 돌입했다. 최희섭(36)과 서재응(38)은 은퇴 수순을 밟거나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하다. 다만, 김병현(36)만은 팀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인방은 광주일고 선후배 출신으로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야구의 빅리그 열풍을 주도했던 '메이저리그 1세대'로 꼽힌다. 이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메이저리그 생활을 아쉽게 마친 후 고향팀 KIA로 돌아와 간판스타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국내무대에서는 과거의 명성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KIA 팬들 사이에서는 애증의 대상으로 불렸다.
KIA는 김기태 감독 취임 이후 세대교체 차원에서 베테랑 선수들의 거취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현재 최희섭은 구단에 거취를 일임한 상태지만 본인이 은퇴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서재응과 김병현은 아직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KIA 구단은 일단 김병현은 잡고 서재응에 대해서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희섭의 은퇴는 KIA 팬들에게 만감이 교차할 만하다. 최희섭은 2009년 김상현과 함께 CK포를 결성하며 'KIA V10'에 크게 공헌했던 마지막 우승주역 중 한 명이다. 전성기는 짧고 굵었지만 그래도 이들 3인방 중에서는 KIA에 가장 확실한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 수년간 계속된 부상으로 하락세를 겪었다.
최희섭은 이미 지난 시즌이 끝나고 은퇴를 고민했지만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 마음을 다잡고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는 등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올해도 부상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월 허리를 다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복귀하지 못했다.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6(125타수 32안타) 6홈런 20타점이 마지막 시즌 남긴 성적이었다. KIA 소속으로 통산 성적은 타율 0.281(2131타석 598안타) 100홈런 393타점이었다.
서재응은 2008년 KIA에 합류해 8시즌 동안 42승 48패 2세이브 4홀드를 거두고,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개인 타이틀은 없지만 평균자책점 5위권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리는 등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로 꼽혔고 최희섭과 2009년 마지막 우승에 기여하는 등 3인방 중 가장 꾸준하게 활약한 선수였다.
하지만 승리 복은 지독하게 없었다. 미국 시절에 이어 한국무대에서도 한 시즌 9승이 서재응의 최다승이었다. 지난해는 김기태 감독의 배려 속에 9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0이닝을 던져 1승 4패 평균자책점 4.95로 기대에 못 미쳤다.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서재응은 구단으로부터 전력 외 선수로 분류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적설이 거론되고 있다.
미우나 고우나 두 선수는 KIA의 마지막 우승멤버들인데다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한국야구사에도 큰 영향을 남긴 선수들이었다. 어느덧 선수생활의 황혼에 접어든 두 선수의 엇갈린 말년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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