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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이 유폐시켜"라던 한상균, SNS 글 삭제 이유가...


입력 2015.12.09 15:22 수정 2015.12.09 15:45        목용재 기자

8일 밤 "화쟁위 입장 잘 봤다"라더니 페이스북 조계사 비판 글 삭제

조계사에 피신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민주노총의 입장발표 기자회견 도중 피신중인 관음전 창문을 통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SNS를 통해 조계사 측에 "참는 게 능사가 아닐 것 같다", "사찰은 나를 유폐시키고 있다"라고 불쾌한 심정을 표현했던 내용을 삭제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한 위원장을 강제 퇴거시킬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관련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관측된다. 화쟁위는 지난 8일 한 위원장의 거취문제와 관련된 연석회의 결과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 위원장을 강제 퇴거시킬 의사가 없다고 시사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이 조계사 측에 각을 세운 내용을 SNS 상에 올리기에 앞서 한 위원장은 화쟁위 측과 수차례 만나 거취에 대한 논의를 벌인 바 있다.

지난 7일 밤 한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교의 총본산 조계사에 인신을 의탁한지 22일이 됐다.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신도회 고위급들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면서 "사찰은 나를 철저히 고립 유폐시키고 있다. 그 전술은 자본과 권력의 수법과 다르지 않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 위원장은 "부처가 살아서 조계사에 계셨다면 고통 받는 이천만 노동자를 내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날 종교의 현실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본질을 외면함을 일상으로 보노라니 씁쓸하다"면서 "객으로 한편으론 죄송해서 참고 또 참았는데 참는 게 능사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많은 중생들은 탐욕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은지가 엊그제 아닌가. 이 사회의 약자들이 의탁할 하나뿐인 장소를 유지해야 한다는 대의를 내세우는 압력이 거세다"라면서 "부처님의 옷깃을 부여잡고 있는데 힘이 부쳐오고 있다. 온힘을 다해 자승 총무원장 스님을 알현할 것이다. 이렇게 내치는 것이 부처님의 뜻인지 가르침을 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9일 오후 현재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다만 한 위원장은 지난 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화쟁위 입장 잘 봤다. 많은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꽃을 든 스님들의 제안을 모두가 받아들인 결과"라며 조계사 측에 대한 불편했던 입장에서 선회했다.

그는 "거취문제가 언론에 사실과 다르게 알려지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저는 어제 화쟁위 도법스님과 출두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면서 "다만 출두 전제 조건을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는 차이도 확인했지만 노력하기로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도법스님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화쟁의 정신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화쟁위원회는 대화와 상생의 정신으로 문제가 풀릴 때까지 더욱 노력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야당은 노동관련법을 연내 처리하지 않겠다는 당론을 확정하여 밝혔다. 야당의 약속, 무엇보다도 국민들을 믿고 한상균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 줄 것을 희망한다"면서 한 위원장을 당분간 더 감싸고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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