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문·유·황 "현역 3명만 있어도 나라 바꿔" 그 뜻은?
“안철수·천정배·정동영·박주선·박준영 등과 단일대오 신당 구축"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인사인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이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 이어 17일 동반탈당을 선언하고 “안철수·천정배·정동영·박주선·박준영 등과 단일대오 신당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연합을 더 혁신하고 새정치연합을 중심으로 야권대통합을 이루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 당내 기득권 세력의 벽을 극복하기에는 우리의 힘이 부족했다”며 “당의 변화와 혁신, 총선승리와 정권교체가 불가하다는 걸 알면서도 무기력하게 있기만 하는 것은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탈당 사유를 설명했다.
호남·비주류계인 황주홍 의원(전남 장흥군강진군영암군)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신당의 단일대오 구축이라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미 신당을 준비하는 안철수, 박준영, 박주선, 김민석, 정동영, 천정배 등이 인물들이 있다. 이분들과 여러 형태의 노력을 기울여서 하나의 단일대오 신당을 건설한다는 것이 우리 세사람의 큰 과제”라고 답했다.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시)도 “호남민심을 들어보면 문재인 체제의 새정연합은 무책임, 무기력,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데 대해 공통인식을 갖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으로는 총선승리도 정권교체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하루빨리 어떠한 형태든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대부분이다. 신당이 그런 기대를 주기에 충분할만큼 잘 묶어지고 정리돼서 국민뜻에 부응해나가는 것이 성공 여부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회견을 주도한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구)은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이같은 탈당 행보가 야권 분열을 야기한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의 새정치연합과 새누리당의 ‘1대1’ 구도는 새누리당이 가장 선호하는 구도다. 총선과 대선에서 1대1로 붙으면 새누리가 이긴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그런데 우리의 탈당과 신당 참여를 분열주의로 모는 건 그야말로 기득권자들의 이야기고, 제1야당에 안주하려는 패배주의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이어 “뻔히 총선에서 100석 전후밖에 못 얻을 제1야당이 대선에서 패배할 것을 알면서도 그냥 뭉쳐서 적당히 하면 어떻게든 될 거란 생각을 갖고 머물러 있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며 “새정치 지도부는 탈당을 비난할 일이 아니라 먼저 양심에 손을 얹고 반성부터 하라. 야당이 정권교체를 못할 줄 뻔히 알면서 자신들의 당선을 위해서 모든걸 눈감고 나몰라라 하는 새정치연합이야말로 죽은 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문 의원은 향후 추가 탈당 규모에 대해 “1차로 적어도 5명에서 10명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주말까지 기다려보면 추가 탈당하는 분이 나올 수도 있다. 또 연말을 전후해서 20명을 모아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작업 역시 무난하게 성공할 거라 생각한다. 물론 교섭단체 구성은 반드시 될 것이고 나와 내기해도 된다”고 확언했다.
다만 그는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의원 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국민들은 오히려 의원들이 많이 모인 정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확실한 대의를 갖고 국민을 섬길 수 있는, 즉 기성정치권의 잘못된 행태를 바꿀 수 있는 현역 의원 3명만 있으면 나라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역의원 탈당에 대해선 다소 불확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문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해 "김한길 전 대표가 결단한다면 안철수 전 대표를 선택하지, 설마 문재인 대표를 선택하겠나"라며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탈당 결단을 종용했다.
그는 또 “김 전 대표와 계속 소통은 하고 있다. 김 전 대표도 고민 중”이라며 “워낙 거기서 비중이 높으시고 무거운 분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진 않겠지만 결국은 현재의 친노 운동권이 주도하는 새정치연합에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문 의원은 앞서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거취과 관련해 “당 안이냐, 당 밖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은 알에서 깨어나야 할 때”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 “지금은 탈당이 쉽게 안 된다. 탈당이 쉽게 될 것 같으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진작에 바뀌었지 이렇게는 안 됐다.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답보상태는)일시적인 현상이고 잠시 관망하고 있다고 본다. 관망하다가 적절한 시기에는 이동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