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문재인 사퇴'도 안받겠다는 비주류 속내는


입력 2015.12.25 09:56 수정 2015.12.25 09:57        이슬기 기자

문재인 '2월중 자진사퇴' 오보에 비주류 "당장 사퇴해야 당 수습돼"

문재인 새정치연합의 '사퇴' 오보에 당 비주류계가 "당장 사퇴하지 않는 것은 꼼수"라며 비판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솔직히 문재인이 틀린말 했나. 결국 공천 때문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자진 사퇴’ 소식에도 당 비주류계의 냉담한 반응이 이어지자, 당 핵심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그 사람들은 대표가 사퇴하느냐 마느냐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똑같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탈당 명분이 전혀 없다. 탈당하겠다는 사람들 면면을 보면 다 나온다. 결국 다음 공천 못 받을 것같은 사람들 아닌가”라며 “대표가 안철수혁신안을 받겠다고 해도 ‘싫다’고 하고, 오보였지만 자진사퇴하겠다고 해도 ‘싫다’고 한다. 결국은 혁신안 따라서 시스템공천 되면 자기들 공천 깜깜하기 때문에 그거 하지말라는 소리다. 그러니 항상 명분이 부족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간 “기득권 요구와 타협하지 않겠다”며 강경모드를 고수해왔던 문 대표가 최근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지원 의원 등 비주류계 핵심 인사들을 만나 “1월 말이나 2월 초에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이 24일 보도되자, 정작 비주류계가 가장 먼저 날을 세우고 나섰다. ‘현역 20% 물갈이’ 등을 골자로 한 혁신안과 인재 영입을 위한 작업이 마무리 된 후에 사퇴하는 것은 꼼수라며, 문 대표가 지금 당장 사퇴해야 분당을 막을 수 있다고도 했다.

물론 이날 새정치연합 측은 “선대위와 관련한 문재인 대표의 입장은 어제 대변인을 통해 밝힌 바와 변함이 없다. 오늘자 보도는 사실과 다름을 알린다”고 밝혔다. 문 대표 역시 이날 오전 구기동 자택 앞에서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 전 대표나 박 전 원내대표나 단합을 위해 만나고 있지만, 그 분들에게 그렇게 말한 적은 없다. 선대위원장직도 제안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내가 제시하는 해법은 혁신과 통합의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지금 혁신적 조기선대위라는 해법이 나와 있는 것 아닌가”라며 다른 것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 전 대표 등 비주류계의 계속적인 사퇴요구에 대해서도 “해법은 다 제시돼있다. 내가 제시한 것도 아니고 이미 다 수습안으로 나와있는 것 아닌가”라며 "당내 수습안으로 나와서 모색되고 있는 혁신적 조기 선대위 외에 다른 해법은 없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문 대표는 전날 김성수 대변인을 통해 "더이상의 탈당이 없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면서 "조기선대위가 당대표의 2선 후퇴나 공천에 대한 모든 권한을 처음부터 선대위가 가질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확실히 선을 그은 바 있다. 조기선대위 구성에 관해서도 “혁신적 모습이 있어야한다”며 계파 간 나눠먹기식 구성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문 대표의 사퇴가 ‘오보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를 두고 비주류계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이 나온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 탈당 전부터 문 대표의 사퇴를 주장했고, 호남계 의원들과 이종걸 원내대표, 김 전 대표 등 비주류계 인사들은 그간 공개석상에서 문 대표의 사퇴로 당 혼란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정작 문 대표의 자진 사퇴설이 알려지자, 비주류계는 공천 시스템 구축 후의 사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아울러 이들은 문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당분간 ‘순차 탈당’을 이어가는 방향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발(發) 탈당 바람의 후폭풍이 거센 만큼, 일시적인 대거 탈당보다는 선거를 앞두고 꾸준히 탈당이 이어지는 경우 당이 수세에 몰리면서 문 대표가 받을 압박도 늘어나게 된다는 것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3일 안 의원이 탈당을 선언한지 나흘 후인 17일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을 시작으로 20일 김동철 의원, 23일 임내현 의원이 탈당을 공식 선언했고, 주승용 최고위원과 김 전 대표도 사실상 탈당 결심을 굳힌 상태다. 아울러 권은희·박혜자·장병완 의원도 끊임 없이 “거취를 고민 중”이라며 탈당 운을 띄우고 있다.

이에 대해 비주류계 의원실 관계자도 “대표직이 문제가 아니다. 결국 공천권인데, 2월말 사퇴는 문 대표가 아무것도 안 놓겠다는 거다. 친노 시스템 다 만들어놓은 다음에 사퇴하면 무슨 소용인가”라며 “당에 남아서 공천이 될 사람들이 왜 나가겠나. 지금 호남 현역들에 대한 물갈이 요구도 장난이 아니다. 어차피 당에 남아있어봤자 어렵기 때문에 탈당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