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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미래' 미 실리콘밸리 혁신 전초기지 가보니...


입력 2016.01.11 20:36 수정 2016.01.11 20:39        새너제이(미국)=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SSIC-SRA-GIC 삼각편대로 IT신성장동력 발굴

신사옥 건설로 미래 30년 성공신화 요람 구축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 미주총괄(DSA).ⓒ삼성전자
전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이 열리고 있던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캘리포이나주 새너제이(San Jose)로 발길을 향했다. 약 1시간 30분 가량의 비행을 마치고 인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린 후 차로 1시간 여를 달리자 새너제이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글로벌 IT기업들이 모여 있어 실리콘밸리로 통칭되는 이곳에는 지난해 8월 10층 규모의 신사옥으로 새롭게 태어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 미주총괄(DSA)이 자리해 있었다. DSA는 지난 1983년 판매개발법인으로 처음 미국에 입성한 뒤 정확히 30년만인 지난 2013년 신사옥을 착공, 2년여 기간을 거쳐 완공됐다.

버스로 신사옥 앞에 도착하자 신사옥의 웅장한 모습과 함께 건물 중간중간에 빈 공간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2~3개층 마다 사무실이 아닌 정원으로 공간을 꾸며 직원들이 바쁜 업무 속에서도 잠깐씩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또 건물 중심부를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뚫려 있는 구조로 설계해 마치 건물과 외부가 연결돼 있는 느낌을 주면서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개방형혁신)의 전초기지라는 컨셉과 잘 맞아떨어지는 분위기였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가 반갑게 맞았다. 지난 2013년 DS부문 산하로 설립된 SSIC는 삼성의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하여 새로 등장하는 신기술과 혁신의 가능성을 발굴하는 조직이다.

손 사장은 이미 실리콘밸리가 하나의 장터로 이미 IT 생태계가 굳건히 구축돼 있다는 점에서 사업자로서는지리적 입지가 크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많은 이민자들로 인해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것이 지역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종에 관계없이)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 된 것"이라며 실리콘밸리의 장점을 소개했다.

손 사장은 이어 삼성과 같은 큰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산업에 대한 준비가 중요한 의무 중 하나로 국제적인 비즈니스로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수합병(M&A)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 직원을 따라 사무실로 올라가자 개별 직원들마다 넓게 마련된 업무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보통 9시인 출근 시간을 훌쩍 넘겼음에도 빈자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한국 본사와 소통을 할 일이 많고 자율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직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전형적인 출퇴근 시간에서 벗어나 오후에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일하는 직원들도 많다는 말도 덧붙였다.

건물 내부를 연결하고 있는 외부 공간에 들어가자 밖에서 보았던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일부 층 연결 공간에는 골프 퍼팅 연습을 할 수 있는 그린도 조성해 놓은 것도 이색적이었다.

사무공간과 함께 마련된 헬스장과 휴게실, 사무실 곳곳에 마련된 낮잠을 잘 수 있는 의자와 안마의자 등 다양한 휴식기기들은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DSA 신사옥을 떠나 10여분간 차로 달려 마운틴뷰 지역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건물에 도착했다. SRA는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서비스·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연구개발(R&D)을 하는 조직이다.

SRA의 역할에 대해 간단한 브리핑에 나선 마크 번스타인 SRA 전무는 "실리콘밸리는 매우 독특한 생태계로 이뤄져 있어 여기에 있는 것은 대학과 기업, 투자자들과의 교류에 유리하다"면서 "스탠퍼드·UC버클리·UC샌프란시스코 등 대학교의 연구실과 14개의 기업 오토모티브 랩과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본사에 있는 삼성종합기술원과의 역할 분담에 대해서는 "종기원은 재료 등 보다 원천적인 것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세트 등 완제품을 위주로 하고 있다"면서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SRA를 떠나 팔로알토로 이동, 삼성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개발 업체 스마트싱스 사옥에 도착했다. 이전 두 방문지와 달리 아담한 사옥이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4년 8월 인수한 스마트싱스는 '루프페이'와 함께 삼성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의 대표적인 M&A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GIC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과 인재, 벤처문화를 삼성에 수혈하는 채널 역할을 하고 있으며 GIC 산하에 있는 스마트싱스는 스마트홈 등 다양한 플랫폼 기술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 GIC 산하로 편입된 후 R&D 투자가 몇 배로 늘어나고 관련 인력도 수백명으로 증가했다는 회사측의 설명이 이어졌다.

지난 1일자로 부사장에서 승진한 데이비드 은 GIC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실리콘밸리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전략에 부합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며 "적극적인 투자지원과 다양한 협업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 산하에 있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GIC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다양한 인적 구성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셔드로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유튜브 엔터테인먼트 그룹장을 지낸 것을 비롯, 제이콥 렌지 사업개발·전략팀장은 월마트닷컴, 에밀리 베처 엑셀러레이터팀장은 야후, 브렌던 김 투자그룹장은 알토스벤처스, 김은석 상무는 오라클·엑센추어 출신으로 임원들은 모두 다양한 출신의 인물로 구성돼 있었다.

은 사장은 "사업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으로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야 무언가 만들 수 있다"며 "우리의 직원들은 학교뿐만 아니라 전공, 출신 회사 등이 모두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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