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청사진, 구자철 개인 첫 해트트릭 의미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6.03.06 12:56  수정 2016.03.07 14:22

레버쿠젠전 데뷔 첫 해트트릭 몰아쳐

개인 첫 해트트릭을 올린 구자철. ⓒ 게티이미지

구자철이 3골을 연거푸 몰아치며 분데스리가 진출 후 개인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구자철의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는 5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 위치한 WWK 아레나에서 열린 '2015-16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홈경기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구자철의 해트트릭에도 불구하고 팀은 승리를 따내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자신의 이름을 독일 전역에 알리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구자철은 지난 2011년 1월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 어느덧 5년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빅리그는 순탄치 않았다. 첫 번째 소속팀 볼프스부르크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 생활을 거쳤으며, 마인츠로 이적해 새로운 곳에서 꿈을 키우는 등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011-12시즌 후반기 아우크스부르크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강한 인상을 남긴 시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마인츠로 이적할 당시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기록했지만 냉정하게 볼 때 그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절치부심 구자철은 지난해 여름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아우크스부르크로 완전 이적하며 다시 한 번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동양인 선수가 빅리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와 같은 중요 포지션에서 주전을 꿰찬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구자철은 올 시즌 마르쿠스 바인지얼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올 시즌 내내 중용 받았다.

지난 시즌 리그 5위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아우크부르크는 올 시즌 전반기 동안 리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며 강등 위기에 내몰렸다. 유로파리그에서 선전하며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2부 리그로 강등된다면 모든게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전반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무난한 활약을 선보인 구자철은 지난달 22일 하노버와의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팀 순위를 13위까지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특히 왼쪽 측면에서 폭풍 같은 질주와 완벽한 오른발 슈팅은 몇 년 동안 슬럼프에 빠진 구자철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열린 강호 레버쿠젠전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만개했다. 4번의 슈팅이 모두 골문으로 향했고, 이 중 3골을 엮어낸 구자철이다. 골 냄새를 맡는 움직임이 돋보였으며, 어떤 자세에서도 흔들림 없이 높은 슈팅 정확도를 자랑했다.

현대 축구에서 더욱 많은 것이 요구되는 공격형 미드필더인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골 결정력과 슈팅력이다. 더구나 아우크스부르크는 올 시즌 공격수 부재에 시달렸고, 구자철에게 득점력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럴때 구자철은 빛났다. 올 시즌 리그에서만 무려 7골째. 현재 팀 내 리그 최다골이며, 분데스리가 진출 이후 첫 해트트릭의 감격을 누렸다. 이뿐만 아니다. 자신의 한 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으며, 팀 역사상 최초 해트트릭이라는 역사를 장식했다.

이제 두 자릿수 득점도 꿈은 아니다. 리그 10골 고지를 점령한다면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것은 시간문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