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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예수 십자가 못박힌 날 가톨릭 신부 십자가형”


입력 2016.03.24 10:12 수정 2016.03.24 10:17        이선민 인턴기자

예멘서 납치된 신부 있으나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지지 않아

IS가 가톨릭 신부를 십자가형에 처한다는 소문이 돌아 논란이되었으나, 실제로 납치된 신부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아시아 가톨릭 독립신문 UCA 뉴스 보도화면 캡처.

남아공에 본사를 둔 수녀회가 20일(이하 현지시각)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고문을 당하다 십자가형이 임박한 톰 신부의 이야기를 올리면서 국내에도 “IS에 납치당한 톰 신부님 성 금요일에 십자가형 예정”이라는 글이 SNS를 통해 번지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가톨릭 독립신문 UCA 뉴스와 살레시오 수도회 통신사 ANS 뉴스 등에 따르면 이러한 소문의 출처는 분명하지 않으며, 납치된 신부는 행방을 전혀 추적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3월 4일, 무장한 네 명의 괴한에 의해 은퇴 후 예멘의 아덴 지역에서 자선사업을 하던 16명의 선교 신부와 수녀들이 사살당했고, 우주나리 신부가 납치당했다. 이 괴한들은 이슬람 테러단체의 소속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소속이 밝혀진 바는 없다.

인도 벵갈루루 살레시오 수도회 대변인 매튜 바라콧 신부는 우주나리 신부의 납치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납치된 신부에게 고문이 가해졌으며, 십자가형에 처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바라콧 신부는 “모두 소문일 뿐”이라고 알렸다. 이 소문의 시작은 출처가 정확하지 않은 이메일인 것으로 추정된다.

IS는 지난 22일 오전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국제공항과 시내 지하철역에서 폭탄 테러를 감행해 31명의 사망자를 내고 270여 명을 다치게 했다. 최근 세력이 위축되고 국제적으로 입지가 좁아진 이들이 2015년 11월 파리 테러범 체포의 복수와 함께 당시를 연상시키는 테러로 극적인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다.

납치된 신부가 처형되기로 했다고 소문이 도는 3월 25일은 성 금요일로 기독교에서 예수의 처형 날로 보고 1년에 한 번씩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기리는 날이다. IS가 성 금요일에 신부를 십자가형에 처하겠다고 한 이번 소문은 IS의 잔혹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두려움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바라콧 신부는 살레시오 수도회가 납치된 신부를 찾기 위해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며, 바티칸과 바티칸의 외교 채널을 통해 우주나리 신부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어떤 단체가 이런 테러를 벌였는지, 왜 그 신부를 납치했는지 아무것도 알고 있는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덴은 예멘의 지속적인 내전 속에 치안이 매우 불안한 상황이며, IS와 알카에다의 주둔지다. 이 두 테러 단체는 모두 테러 이후 자신의 소행임을 밝혀왔지만, 이번에 14명의 선교사와 수녀를 사살하고 신부를 납치한 데 대해서는 두 집단에서 어떠한 성명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본보와 통화한 한 가톨릭 관계자는 “근거 없는 소문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다만 납치된 신부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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