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사표 내고 싶어도 못 내는 상황"

원내대책회의서 "야당 발목잡은 구조조정, 관련 법안 처리부터"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20대 국회의원 총선 이후 처음으로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가 열린 22일 오전 국회에서 많은 의원들의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2일 "사표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표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법적으로 나는 지금 비상대책위원장이 아니라 대표최고위원 권한대행일 뿐. 차기 원내대표가 뽑히면 내 역할을 이어 받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마지막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이 나를 비대위원장으로 합의추대해주고 해산한 것이 전부"라며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차기 원내대표가 뽑히면 비대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 이후 본인의 거취를 묻는 질문엔 "아이고~"라고 탄식을 내뱉으며 손사레를 치며 자리를 벗어났다.

이날 회의에선 19대 마지막 임시국회가 열린 가운데 야당을 향해 민생법안을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이 발목잡아 구조조정을 처리하지 못 했다. 19대 임기 내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 4법 등 관련 법안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법사위에서 지난번 처리되지 못한 보훈법안과 의료법 등 무쟁점법안이 산적하고 사이버테러방지법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경제입법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야당의 발언이 중도층 흡수를 위한 립서비스가 아닌 진정성 있는 것이라면 법안 처리부터 신속하게 해야한다"고 압박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정부와 새누리당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던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 아주 시의적절하게 야당이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어서 다행"이라면서도 "그동안 부실 기업 정리에 알러지 반응을 보여 온 야당이기에 그 진정성에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야당은 입으로는 구조조정을 말 하면서 결국 노조에 휘둘려 이런저런 조건을 달아 구조조정을 좌초 시키지 말아야 한다. 명확히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 청사진을 밝여야 한다"며 "성공적 구조조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당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임시회에서 법안이 처리되려면 각 당에서 낙천하거나 낙선한 의원들도 꼭 참여해야 한다"며 "당선이 안 돼서 불편한 마음이겠지만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측면에서 꼭 회의에 참석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정림 원내대변인도 "19대 국회를 마무리하며 민의를 수용하는 입장에서 마지막 협치의 정치를 하기 위해 주요 법안들이 처리돼야 한다"며 "나도 20대 국회에서 일을 못 하게 된 안타까운 상황이다. 낙선한 의원들의 여러 사정 때문에 회의가 제대로 열릴지 의문스럽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마지막까지 할 일은 한다는 생각으로 여야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오랜만에 열린 이날 원내대책회의에는 단 8명의 의원만이 참석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참석자 중 문정림·류지영 의원은 낙천한 가운데서도 참석했지만 상당수의 낙선한 원내대표단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총선에서 떨어진 의원들이 자신의 향후 거취와 관계 없이 남은 19대 국회 임기 동안 최선을 다 하지 않는 모습은 국민들이 안타까움을 느낄만한 부분이었다. 또한 원 원내대표가 시한부로 직위를 수행하고 있어서인지 의원들을 결집시키는 힘이 대단히 약해진 것으로도 비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