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었다 놨다’ 토레스, 미워할 수 없는 이 남자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05.04 08:50  수정 2016.05.04 08:52

뮌헨전서 어시스트와 PK 실축으로 냉탕과 온탕 오가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페르난도 토레스. ⓒ 게티이미지

페르난도 토레스가 또 한 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 마드리드)를 들었다 놨다.

AT 마드리드는 4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각)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서 열린 ‘2015-16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1-2로 패했다.

두 경기 합계 2-2로 비긴 AT 마드리드는 원정골 우선 원칙에 힘입어 극적으로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AT 마드리드는 2년 만에 다시 한 번 UCL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날 승부에서도 극적 드라마를 쓴 주인공은 다름 아닌 토레스였다. 토레스는 바이에른 뮌헨이 주도하던 경기를 뒤집는 결정적인 패스로 분위기 반전을 이끄는 데 공헌했다.

후반 9분 토레스는 쇄도해 들어가던 그리즈만에게 절묘한 전진패스를 넣으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냈다. 결국 그리즈만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AT 마드리드가 동점에 성공했다. 그리즈만의 골로 뮌헨은 졸지에 세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시스트를 기록한 토레스는 영웅이 되는 듯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후반 38분 페널티킥을 얻어낼 때까지만 해도 토레스는 영웅이었다.

하지만 토레스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경기를 오리무중에 빠뜨렸다. 득점에 성공했더라면 일찌감치 뮌헨의 추격의지를 꺾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상대의 투쟁심을 자극하는 꼴이 됐다.

결과적으로 AT 마드리드가 결승전에 진출했기에 망정이지 토레스는 바르셀로나와의 8강전에 이어 잘하고도 마지막에 역적이 될 뻔했다.

토레스는 지난달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8강 1차전 원정경기에도 선제골을 넣으며 영웅으로 등극하는 듯했다. 그러나 불과 10분 뒤 쓸데없는 반칙으로 퇴장을 당하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토레스의 원정 득점으로 AT 마드리드는 극적으로 바르셀로나를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도 역시 토레스의 결정적인 어시스트가 있었기에 AT 마드리드가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물론 AT 마드리드는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경기를 토레스 덕(?)에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로 마침표를 찍고 있다. 토레스가 경기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메오네 감독과 AT 마드리드 팬들은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중립적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눈은 즐겁다. 승리를 안기면서도 승부를 짜릿하게 만드는 토레스의 결승전 활약상이 벌써부터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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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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