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진·부과'… 3대 악재 겹친 넥슨 ‘곤혹’
김정주 회장 부정의혹, 서든어택2 부진, 규제안 발의 등 악재 겹쳐
“좋은 것만 봐 주고. 나쁜 건 못 본 척 해줍시다.”
최근 만난 게임업계 관계자가 농담 삼아 던진 말은 넥슨의 최근 상황을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여름방학 성수기를 맞아 초대형 업데이트, 각종 게임 이벤트로 유저몰이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오너리스크와 '서든어택2' 점유율 부진, 규제강화 등 3대 악재가 겹치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와 진경준 검사장을 둘러싼 '넥슨 비상장 주식 특혜의혹' 사건은 특임검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7일 검찰은 김 대표가 진 검사장에게 고급 승용차를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고, 이어 8일에는 김 대표가 횡령 및 병역법 위반 의혹으로 검찰에 고소당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은 소식까지 알려졌다.
이처럼 넥슨은 김 대표의 연이은 부정비리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회사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대해 넥슨 관계자는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이상 손 쓸 도리가 없다”며 체념섞인 어투로 말했다.
여기에 지난 6일 넥슨이 야심차게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FPS) '서든어택2'는 벌써부터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PC방 점유율 분석기관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7일 서든어택2 PC방 점유율은 출시 당일보다 더 떨어진 2.34%에 그쳤다. 하루만에 PC방 점유율이 꺾인 것이다. 이는 전작 '서든어택'의 점유율 5.9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를 방증하듯 서든어택2를 개발한 ‘넥슨지티’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게임 오픈 1시간을 앞두고 주가는 1만2200원에 거래되며 기대감을 반영했지만,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 부터 주가가 하락하더니 종가는 전날보다 4.39% 감소한 1만900원을 기록했다.
사용자들의 가혹한 혹평도 끊이지 않고 있다. 유저들은 지나치게 선정적인 캐릭터 요소, 실패한 최적화, 부재된 개선사항 등을 지적했고 일부 유저들은 서든어택2 클라이언트를 제거하는 장면을 공유했다. ‘차라리 오버워치 하러간다’는 조롱조의 자료들이 커뮤니티를 떠돌았고,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이에 공감의 뜻을 표했다.
설상가상 지난 4일에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소비자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2015년에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시행하기는 했지만 실효성이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한층 강화된 안을 내놓은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판매를 주도해온 넥슨 입장에서 해당 규제는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또한 강화된 법안 제출은 그 자체로 넥슨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에대해 넥슨 관계자는 “계속되는 규제는 게임 산업의 전반적인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네이버 사용자 ‘kamd****’ 등 다수의 네티즌들은 “확률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계속 유저의 돈을 빼먹으려는 심보로밖에 안 보인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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