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교실', 개학 앞두고 이전방법·재원 계획 없어
'시기'만 큰 틀에서 합의…비용·방법 등 세부사항은 "추가 논의"
'시기'만 큰 틀에서 합의…비용·방법 등 세부사항은 "추가 논의"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가 오는 16일 개학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기억교실 이전과 관련한 비용·방법 등에 대한 논의 과제가 남아있어 여름방학 내 기억교실 이전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다.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과 경기도교육청, 단원고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단원고 존치교실 관련 협의회'가 현재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에 유지되고 있는 '4·16 기억교실' 이전을 올 여름방학 기간 중에 진행키로 합의했지만, 이전 방법과 비용 등의 부분은 여전히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의 시기와 관련해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이전 및 재현 방법, 재원 마련, 이전 비용 부담 주체 등에 대해서는 협의회 내에서 또다시 이견이 제기될 소지가 있어 여름방학 기간 내 이전이 연기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앞서 5월 4·16가족협의회와 도교육청, 단원고 등 7개 단체 및 기관은 기억교실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한시 보존하고 4·16안전교육시설 건립 후 영구 이전하는 데 사회적 합의를 이뤄낸 바 있다. 이후 주체들 간 추가 합의를 위한 회의가 진행됐으며, 지난달 28일 13차 회의에서 최종적인 합의안이 도출됐다.
이에 따라 △여름방학 기간 중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기억교실 이전(단, 고정물은 겨울 방학 기간에 이전) △교실 이전이 진행되는 전일과 당일 추모행사 진행 △교실 이전 후 재현 및 보존 관련 사항은 416가족협의회와 도교육청 등 관련 기관의 후속 회의 통해 추진 등의 최종 합의 사항이 발표됐다.
다만 이전과 관련한 방법과 재원 등에 대한 구체적 합의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그간의 회의는 이전 시기에 관한 합의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그 외 사안들은 향후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협의 주체 관계자들의 말이다. 실제 지난 5월 사회적 합의 이후 3개월간 이전 시기를 놓고 주체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수차례 회의가 중단되는 등 협의에 어려움을 겪었다.
단원고 관계자는 2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방법이나 비용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고 계속 논의 과정에 있다"며 "최대한 방학 중에 이전을 하려고 하지만 여러 가지 민감한 부분들이 있어 (이전 시기가)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단 합의가 이뤄져 현재로서는 (회의) 계획이나 일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갈등 소지가 있다고 하면 또 (회의가) 있을 수 있다"며 "유가족과 이전 관련 논의는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산교육지원청 관계자 역시 본보에 "시기적인 문제가 회의 때 많이 다뤄지다 보니 예산이나 방법 같은 부분들이 확정적으로 이야기가 나온 게 아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예산이 어떻게 편성이 될 것이고 세부적으로 어떻게 이전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교실 재현이나 운영 부분은 가족협의회 측에서 요구하는 것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게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전에 소요되는 비용과 관련, "일단 예산 규모 자체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 비용) 대부분은 저희 예산이나 학교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예산을 최대한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전 시기에 대해서는 "합의대로 여름방학 내에 하긴 하겠지만 조금 지연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가급적이면 방학 내로 맞춰보겠지만, 너무 여름방학 기간에만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이전 비용 등 예산 및 재원, 이전 방법, 추모 행사 진행 등 협의 주체 간 논의를 거쳐야 할 후속 과제들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최종 합의대로 여름방학 내 고정물품을 제외한 기억교실 이전이 이뤄질 것인지는 향후 진행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4·16가족협의회 측은 관련 단체와 협력해 재능기부 방식으로 이전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현재 실무진 차원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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