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은 7일(이하 한국시각)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3분45초63에 터치패드를 찍어 전체 선수 중 10위에 그쳤다.
이로써 박태환은 8명이 겨루는 결승 진출이 좌절됐고, 이 종목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의 꿈도 날아가고 말았다. 앞서 박태환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박태환이 주 종목인 400m에서 결선 문턱도 넘지 못했다는 것은 많은 메시지를 던지기에 충분하다. 박태환은 이후 자유형 100m과 200m, 1500m에도 출전한다. 하지만 현재 기량으로 봤을 때 메달획득은커녕 400m와 마찬가지로 예선 통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레이스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태환은 출발 반응 속도에서 0.64초를 기록, 8명 중 가장 빨랐다. 그리고 첫 50m 구간도 26초13으로 가장 먼저 찍었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박태환은 100m 구간을 돌 때 갑자기 5위로 처졌다. 그래도 막판 스퍼트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었기에 큰 걱정은 되지 않았다. 실제로 박태환은 함께 레이스를 펼친 중국의 쑨양과 간격을 유지하며 다시 3~4위권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기대했던 마지막 스퍼트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박태환은 250∼300m 구간을 29초02에 통과하며 확 처지기 시작했고 결국 힘에 부친 듯 4위에 골인하고 말았다.
대개 예선에서는 힘을 비축하느라 다소 여유 있게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태환은 올 시즌 자신의 최고 기록인 3분44초26에 훨씬 못 미치는 기록을 내고 말았다.
예선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의 이유는 하나다. 바로 훈련 부족 때문이다.
박태환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마지막 조 경기 결과를 확인한 뒤 탈락이 확정되자 “떨어졌네요. 어찌해야하지”라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탈락의 이유에 대해서는 “예선부터 최선을 다하려 했다. 그리고 그렇게 했고”라며 “하지만 2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을 뛰고 오랜 기간 큰 경기를 못 뛴 것이 아무래도 긴장이 됐던 것 같다. 어렵게 기회를 얻었는데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훈련 부족의 원인은 역시나 도핑테스트 파문과 궤를 함께 한다. 박태환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는 박태환 개인에게 엄청난 손실을 불러일으켰다.
일단 징계기간 훈련에 매진할 수 없게 된 박태환이었다. 여기에 재판, 팬들의 비난, 그리고 국가대표 재자격과 관련된 갈등 등으로 마음고생도 심했다. 스승인 노민상 감독의 배려로 그가 지도하는 꿈나무 수영교실에 일반인 회원으로 등록해 2시간씩 물살을 갈랐지만 제대로 훈련이 될 리가 없었다.
자격 정지 징계에서 풀린 3월 이후에도 우여곡절이 상당했다. 곧바로 올림픽 준비에 박차를 가한 박태환은 지난 4월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동아대회에 참가해 전 종목 1위를 휩쓸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자 대한체육회의 규정이 또 발목을 잡았다. 체육회는 “도핑 위반으로 경기단체로부터 징계 받은 선수는 징계가 해제된 날로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로 선발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결국 스포츠중재재판소의 결정으로 극적인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지만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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