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6]TV 비교 전시를 다른 조건에서?...소니의 이상한 전시
4K HDR 프로세서 적용된 비교 전시서 두 제품 조건 달리해
기존 제품 화질 떨어뜨려 신제품 부각 의도 '꼼수' 지적
2일(현지시간)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6’의 메인 제품은 역시 TV였다. 한국·일본·중국·유럽 등 전 세계 가전 업체들이 가장 핵심인 TV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가장 많은 공간을 할애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의 전시 부스 중 일본 업체 소니는 조금 특이한 점이 있었다. 소니는 다양한 브라비아(BRAVIA) 4K TV를 전시했는데 이번에 새롭게 개발돼 65·75·100형 모델에 적용된 4K HDR 프로세서 X1 익스트림(X1 Extreme)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비교 전시도 진행했다.
기존 이미지 프로세서보다 40% 이상 향상된 실시간 처리 속도를 제공하는 X1 익스트림에 탑재된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High Dynamic Range) 리마스터 기술은 SDR(Standard Dynamic Range) 화질의 컨텐츠를 업스케일해 4K HDR 급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소니는 비교전시에서 신제품을 위에, 기존 제품을 아래에 배치했는데 벽과 수평으로 전시된 신제품과 달리 기존 제품은 수평이 아닌 비스듬하게 기울여 전시를 구성했다. 비교가 되는 두 제품의 전시환경 조건을 다르게 적용한 것이다.▶사진 참조
이와 관련, 소니 전시 부스 관계자는 “관람객들의 시선에 맞춰 보다 편하게 보도록 하기 위한 조치"며 “상대적으로 아래에 있는 제품을 위와 똑같이 평면으로 전시할 경우, 관람객들이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다른 조건은 관람객들이 화질 등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게 만들고 착시효과를 일으켜 정보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전시장을 둘러 본 결과, TV 비교 전시를 소니처럼 다른 조건에서 한 업체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제품의 화질을 더 돋보이게 하려는 ‘꼼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제품의 개선 정도를 보다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 기존 제품을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보이려 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소니 TV에 적용된 패널은 IPS 방식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러한 의심을 짙게 하고 있다. IPS패널은 VA패널에 비해 화질이 좋고 좌우시야각이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명암비와 상하시야각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상하시야각이 좋지 않다보니 상하 각도 조절에 따라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화질 체감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PS 패널을 적용한 TV의 각도를 위로 조정하면 전시장 위에 조명이 반사돼 화질이 더 안 좋게 보이게 된다”면서 “이는 상대적으로 비교 제품이 더 나아보이는 착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도 “많은 업체들이 TV 화질 등을 비교하는 전시 공간을 마련했으나 소니처럼 다른 조건으로 전시한 곳은 없었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에 비해 떨어지는 TV 품질 개선을 강조하려다보니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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