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집권 '터널' 1000만 고지 향해 질주
'밀정' '고산자' 등 합류…극장가 '이목'
장기집권 '터널' 1000만 고지 향해 질주
'밀정' '고산자' 등 합류…신기록 '이목'
5일 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극장가 역시 한껏 들뜬 분위기다. 올 초 한국영화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위기론까지 등장했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영화 ‘부산행’이 천만 고지를 넘어서면서 다시금 한국영화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영화 '터널'이 장기집권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추석 극장가 역시 기존의 공식이던 ‘시대극 불패’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란히 출발한 ‘밀정’과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행보가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
특히 김지운 감독의 ‘밀정’이 60%에 육박하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어, 이번 특수에서 어떠한 결과를 이끌어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친일과 항일, 그 가운데 선 ‘밀정’ 흥행 질주
‘밀정’의 흥행 속도가 심상치 않다.
세련된 영상미의 김지운 감독과 배우 송강호 공유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밀정’은 개봉 5일 만에 200만 동원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흥행 중이다. 첫 주말 예매율에서 60%를 넘어서며 신기록 경신, 연일 5~60%대의 예매율을 이어가며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친일 또는 항일의 한 쪽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시대, 1920년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은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특명을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밀정’.
영화 ‘밀정’은 적의 한가운데서 암약하는 이중첩자 혹은 이중 스파이가 가지는 분열적 정체성과 혼돈의 시대에 국경의 경계선에 서 있을 수 밖에 없는 아슬아슬함을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의 심적 변화 과정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많다. 그러나 ‘밀정’은 기존의 친일과 독립운동이라는 양분화 된 설정이 아닌, 조선인 일본 경찰이 의열단을 만나게 되면서 이중첩자에도 불구하고 결국 하나의 조국을 위한 삶을 선택하게 되는 그 일련을 과정을 감동 있게 그려낸다. 나라를 잃은 비극적인 시대, 경계선 위에서 외줄 타듯 살아갔던 인물들의 내면을 쫓아가며 거기에서 나오는 진한 울림을 이 영화는 전하고 있다.
서스펜스와 긴박한 사건을 통해 긴장감도 있고 쾌감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총독부로 폭탄을 들고 가는 10대 학생, 의열단을 향한 김우진의 마지막 미소, 정태산의 내레이션 등을 통해 전해지는 희망적인 메시지는 영화 ‘밀정’이 가진 순수한 매력이다. 여기에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영상미는 140분 간 한 번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송강호와 공유가 각각 조선인 일본 경찰과 의열단의 중간 리더로 만난다. 여성 의열단원 연계순은 한지민, 조선인 일본 경찰 하시모토는 엄태구, 의열단 자금책 조회령은 신성록이 맡았다.
강우석의 20번째 영화 ‘고산자’ 차승원의 변신
강우석 감독의 신작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그 뒤를 추격 중이다. 스무 번째 연출작이자 시대극으로, 박범신 작가의 ‘고산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조선 후기에 시대와 권력에 맞서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려내며 흥미를 유발시킨다. 김정호 역에는 차승원이 나서 준수한 연기력을 뽐냈다.
김정호의 집념과 신념,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은 차승원이라는 배우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목숨이 끊어지는 상황에서도 지도를 붙잡는 모습, 딸을 향한 부성애 등이 와 닿는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영상미와 백투산 천지부터 독도까지 시선을 붙듣는다. 아재개그가 잔잔한 미소를 자아낸다. 가족들이 보기에 좋은 영화다.
차승원 외에도 유준상 김인권 남지현 신동미 등이 열연을 펼친다.
이밖에도 한국의 배우 이병헌이 나선 할리우드 리메이크 영화 ‘매그니피센트 7’과 ‘벤허’, 판타지영화 ‘겨울나라의 앨리스’ 등도 관객을 찾는다.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풍성하다.
먼저 ‘매그니피센트 7’은 일본 고전 ‘7인의 사무라이’를 할리우드판으로 옮겼던 ‘황야의 7인’을 새롭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의 스타 이병헌이 주연으로 나선다. 19세기 말 미국 개척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으로, 정의가 사라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7인의 무법자들이 한데 모여 복수를 시작한다.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에단 호크 등이 출연한다.
티무르 베크맘베토크 감독의 액션물 ‘벤허’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편 ‘겨울 나라의 앨리스’, 창덕궁을 배경으로 한 창작 애니메이션 ‘달빛궁궐’, 유럽의 픽사로 불리는 언웨이브픽처스의 세 번째 애니메이션 ‘로빈슨 크루소’ 등이 추석 관객몰이에 나선다.
한편 '인천상륙작전' 확장판이 13일 개봉, '고산자'를 배급하는 CJ E&M이 '인천상륙작전'도 배급하는 만큼 스크린을 어떻게 나눠 가질지, 그 영향이 ‘고산자’ 흥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역시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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