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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년 앞둔 추석, 2011년 돌아보니…


입력 2016.09.16 07:02 수정 2016.09.16 07:03        전형민 기자

여권 1위 박근혜 '은둔 정치' 끝내고 '광폭 행보'

야권 1·2위 안철수·문재인 '현실정치 참여 전'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지난 2011년 9월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단일화 협상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한뒤 포옹하고 있다. 당시 안 원장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권 1위 박근혜 '은둔 정치' 끝내고 '광폭 행보'
야권 1·2위 안철수·문재인 '현실정치 참여 전'


20대 정기국회의 첫 추석이 다가왔다. 정치권에게 추석은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민족대이동'이라고 불릴만큼 전국적인 인구 이동이 많고 각 지역별 민심이 뒤섞여 순위가 재편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년 추석, 정치권은 민심을 얻고 살피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특히 20대 대통령 선거를 1년여 앞둔 이번 추석은 여야 대권 잠룡들이 대선행보에 기지개를 펴는 시기라 더 중요하다. 실제로 추석 밥상 화젯거리를 위해 야권 대권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 등은 사실상 대권도전을 선언하고 큰 걸음을 시작했고 여권 잠룡인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등도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역사를 알면 미래를 볼 수 있다고 했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1년여 앞뒀던 지난 2011년 추석, 그 당시 대권주자들의 행보는 어땠을까. 데일리안이 5년전 추석 전후를 돌아봤다.

지난 2011년 10월13일 한나라당 홍준표(오른쪽부터)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해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쓰나미', '청춘 콘서트', '서울시장 단일화'
'대세론' 흔들린 박근혜 전 대표 '광폭 행보'


5년전, 19대 대통령선거를 1년여 앞둔 대권주자의 분포도는 2강다약(二强多弱)이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안철수 바람'이다. 지난 4·13 총선을 통해 구성된 20대 국회의 핵심 키워드였던 '안철수 바람'이 5년 전인 2011년 추석 당시에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정치권을 흔들어 놓았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안철수 바람'을 두고 "올 것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변화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강했다는 반증이다.

다만 5년 전 안철수는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이 아닌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라는 직함의 '일반인'이었다. 안철수 원장은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씨 등과 전국으로 '청춘 콘서트'를 다니며 주가를 올리고,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에게 시장후보직을 양보하는 등 정치적인 의미로 비춰질 수 있는 행위를 했지만 대권 도전 선언 등 명백한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는 보이지 않았다.

반면 안철수 원장과 오차범위내에서 대권주자 1위를 다퉜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이미 추석을 즈음해 사실상 여권 후보 독주체제를 공고히 하고, 대세론에 기대 흠집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은둔 정치'를 하고 있었다. 물론 박 전 대표도 '신드롬'이라고까지 불렸던 '안철수 바람'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당시 '서울신문'의 대권후보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46%대 44%로 안 원장에게 턱밑까지 추격당한 박 전 대표는 추석을 기점으로 '은둔 정치'에서 벗어나 '광폭 행보'를 시작했다.

박 전 대표는 강연이나 인터뷰와 같은 소위 말하는 대선 행보는 없었지만 현장 방문을 크게 늘리는 방식으로 '은둔 정치'를 마무리했다. 당시 언론은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광폭 행보에 '국정 현안과 함께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추석 당일엔 5촌 조카인 가수 은지원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가 열악한 2030 세대에 어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 정몽준 전 대표가 지난 2011년 8월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이듬해 정몽준 전 대표는 대권 도전을 선언했으나 박근혜 전 대표에게 경선에서 패배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몽준·김문수 등 추석 전 '준비운동'
문재인·손학규·정동영·유시민 등 추석 이후 '기지개' 준비


박 전 대표와 함께 여권 대권 주자였던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의 보폭도 추석을 기점으로 부쩍 빨라졌다. 정 전 대표는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사재 2000억원을 사회복지재단에 출연한 것에 이어 추석을 앞두고 독도토론회와 출판기념회를 연이어 갖는 등 활발한 활동에 나섰다. 또 다른 대권주자였던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는 추석내내 '일일 택시기사 체험'을 통해 민생탐방과 대국민스킨쉽을 강화했다.

야권의 대권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저조했다. 안철수 원장을 이어 야권 2위를 기록하던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이사장은 안 원장과 같이 아직 현실 정치에 참여하고 있지 않았고, 손학규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역시 서울시장 선거와 이듬해 봄 총선 등 당의 중요 선거를 앞두고 개인적인 운신이 힘든상황이었다.

추석 1달뒤 펼쳐질 서울시장 선거에 큰 비중

한편 2011년 추석에서 정치권은 대선을 1년 이상 앞뒀기 때문인지 대선주자의 행보보다는 당장 코앞으로 닥친 10·26 재·보궐 선거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사실 안철수 원장의 '신드롬'에 가까운 지지율도 지독한 '정치 혐오증'과 '서울시장'이 결합돼 나타난 현상이었다.

정부여당인 한나라당의 당시 대표였던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추석 연휴 첫날 오후부터 서울역에서 귀성길 인사에 나섰다. 지도부는 추석전까지 3일 연속 당정 협의를 통해 소득세·법인세 등 추가 감세 중단, 비정규직 대책 등 서민정책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고 홍보했다. 홍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30분간 네티즌과 추석인사를 주고받는 '트위터 토크'를 하기도 했다.

야권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와 당 정책위는 10·26 재보선을 겨냥해 'MB 정권의 말말말, 허구와 모순'이라는 책자를 서울역에서 직접 배포했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3일에는 당시 무소속이자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였던 박원순 변호사를 만나 민주당 입당 의사를 타진하는 등 인재영입에도 골몰했다. 당시 민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였던 한명숙 전 총리가 사퇴한 직후였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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