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출력발동기 시험 성공"…'핵도발 패키지' 수순?
당국자 "미국 동부 이상까지 쏠 ICBM 있다는 엔진 과시"
아직 발사징후 없으나 30일 정도 걸려 미 대선 겨냥설도
당국자 "미국 동부 이상 지점까지 쏠 수 있는 ICBM 갖고 있다는 엔진 과시한 것"
그동안 핵 실험과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핵 도발 패키지'로 감행해왔던 북한이 매체를 통해 추진체 시험에 성공했다고 선전하면서 향후 ICBM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이 이번 시험을 '정지위성운반로케트용', '우주개발용'이라고 주장했지만 ICBM과 위성발사용 로켓 기술은 큰 차이가 없어 사실상 발전된 ICBM 시험발사의 전단계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특히 북한이 이번 시험을 통해 추진체의 추진력이 강화됐다고 주장한 것은 대미 협상을 위한 선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정지위성운반로케트용 대출력발동기지상분출시험'을 현지지도 했다고 전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정지위성운반로케트용 대출력발동기지상분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대출력발동기지상분출시험'을 통해 새로 개발한 대출력발동기 단일반동기의 추진력 80tf라는 결과를 얻어내면서 기존 추진력보다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 시험을 통해 '대출력발동기'의 연소특성, 조종계통들의 동작정확성, 구조믿음성을 최종확증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와 관련 "대출력발동기가 완성됨으로써 국가우주개발 5개년계획 기간에 정지위성운반로케트를 확고히 개발·완성할 수 있는 과학기술적 담보가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합동참모부 측은 2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번 북한의 시험 성공여부와 관련 평가를 보류하면서도 "북한이 발표한 내용에 근거한다면 추력이 향상된 것으로 볼 수는 있다"면서 "시험 성공여부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 북한의 발표 내용을 보면 좀 차이가 있고 신형 엔진 성능 시험을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 추진체 시험과 관련 기존과 다르게 상세하게 추진력이 강화됐다고 선전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의 협상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의 ICBM 능력이 향상돼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미국에 간접적인 '대화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정지궤도 위성을 쏘아올릴 정도라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미국 동부 이상의 지점까지 쏠 수 있는 ICBM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이라면서 "핵운반 능력 향상을 국제사회에 과시한 것이기 때문에 특히 미국에 대해 우리와 대화하자는 묵언의 암시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수해가 난 북한 스스로가 해방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정도인데 이런 상황에서 민생을 돌보지 않고 핵,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몰두하고 있는 것이 개탄스럽다"면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 도발로 자멸의 길을 걷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출력발동기지상분출시험 성공" 주장하며 도발 시사한 북, ICBM 발사 언제할까?
북한이 핵실험을 전후로 ICBM을 시험 발사해왔고, 20일 '대출력발동기지상분출시험'까지 완료했기 때문에 조만간 ICBM을 시험발사하는 도발행위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에 앞선 7월 대포동2호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으며 2009년 5월 2차 핵실험에 앞서서도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2호(은하 2호)'를 발사한 바 있다. 핵무기와 핵무기를 실어 나를 투발수단의 시험을 연이어 진행하면서 지속적인 핵무기 실용화를 추구했던 것이다.
지난 2013년 2월 3차 핵실험에 앞선 2012년 12월에는 '광명성 3호-2호(은하 3호)'를 발사했다. 올해 1월에 있었던 '수소폭탄' 실험 후 한 달여 뒤인 2월에도 ICBM을 쏴 올렸다.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은 1~3개월 간의 시간상 간격을 두고 진행된 바 있다. 때문에 이번에도 내달 10일 북한의 커다란 정치 행사인 당 창건일을 두고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노동당 창건일까지 1달조차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당창건일을 전후로 미사일을 발사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데일리안'에 "보통 ICBM을 발사까지 30여일 정도 소요되는데 평양에서 ICBM을 옮겨 오는 것, 발사대 설치 및 동체 조립 등 ICBM 발사를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10월 당 창건일에 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11월에 북한이 ICBM을 시험발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무지막강한 국력으로 미제의 대조선침략사에 종지부를 찍고야 말 것이다'라는 논평을 통해 "미제가 또다시 침략전쟁의 불을 지른다면 천금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제의 대조선 침략사에 종지부를 찍고 미국이라는 땅덩어리를 송두리째 들어냄으로써 이 지구상에서 전쟁의 근원을 영원히 없애버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박영호 강원대 초빙교수는 "북한이 ICBM을 시험발사한 기술수준에 도달했다면 내달 10일 당창건일과 미국 대선 투표가 있는 11월에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초기,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창한 지난 2009년 4월 북한은 장거리미사일을 쏜 바 있다"고 말했다.
남광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도 "ICBM은 미국에 대한 메시지라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미국 대선 투표를 전후로 시험발사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아무래도 이번 5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 조치가 내려진 후 ICBM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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