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베어스가 시즌 초반부터 독주하더니 끝내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었다.
2000년 현대(91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90승 고지를 밟은 두산은 이변이 없는 한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개 팀 성적이 좋으면 선수들의 개인 기록도 좋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를 필두로 많은 선수들이 공격과 수비, 전 부문에 걸쳐 걸출한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이들의 활약은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역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팀은 1991년 해태 타이거즈다. 당시 해태는 투수(선동렬), 포수(장채근), 1루수(김성한), 3루수(한대화), 외야수(이순철, 이호성)에서 무려 6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한국시리즈 4연패의 결실이 골든글러브 선정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 결과다.
최다승 기록과 함께 그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00년 현대 유니콘스가 5명으로 뒤를 잇는다. 투수(임선동), 포수(박경완), 2루수(박종호), 유격수(박진만), 외야수(박재홍) 등 고른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두산 역시 최대 5명의 수상자 배출에 도전한다.
유력 - 투수 니퍼트, 외야수 김재환
20승 투수인 니퍼트와 커리어하이를 찍은 김재환은 골든글러브를 넘어 MVP급 선수들로 분류된다. 니퍼트는 15승 투수를 4명이나 배출한 두산 내에서도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고, 최다 이닝에 빛나는 KIA 헥터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보인다. 올 시즌 투수 부문은 일찌감치 니퍼트가 찜해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익수인 김재환은 삼성의 최형우와 함께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 확실시되는 선수다. 3할의 타율과 외야수 최다 홈런, 그리고 3명뿐인 외야수 100타점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성적만 놓고 본다면 수상 못할 이유가 없다. 관건은 그의 기록이 투표 인단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나의 여부다.
경합 - 포수 양의지, 유격수 김재호, 외야수 박건우, 민병헌
두산의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의 키를 쥔 선수들이다. 이들은 골든글러브를 받기에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으나 동 포지션에 강력한 경쟁자들이 포진해있다.
양의지는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3할 타율과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3할 3푼대 타율과 포수 최다 타점을 기록 중인 롯데의 강민호가 버티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두 선수는 지난해에도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승자는 양의지였다.
김재호는 20홈런 타자가 무려 3명이나 포진한 유격수에서 2년 연속 수상을 노린다. 넥센 김하성과 LG 오지환, SK 고메즈는 20홈런을 돌파했으나 김재호는 유일한 3할 타자라는 장점이 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한다면 지난해처럼 김재호에게 표가 쏠릴 수 있다.
외야수 박건우와 민병헌은 사실상 최형우, 김재환이 두 자리를 찜한 상황에서 남은 한 자리를 노려야 한다. 외야수에서는 이들 외에도 롯데 손아섭, NC 나성범, SK 정의윤, 한화 이용규, 넥센 고종욱 등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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