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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이동걸, 한진해운 사태 놓고 대립각


입력 2016.10.04 18:50 수정 2016.10.04 18:57        이광영 기자

서로 "할만큼 했다" 해명으로 책임 공방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가운데)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홍효식기자
서로 "할만큼 했다" 해명으로 책임 공방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 이후 다시 만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한진해운 사태 책임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조 회장과 이 회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각각 증인으로 출석해 서로 “할 만큼 했다”는 해명으로 책임공방을 이어갔다.

이동걸 회장은 이 날 “현대상선은 현대증권까지 내놓겠다는 결단을 내리며 1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반면, 한진해운은 외상채무만 6500억원을 진 상태였고 ‘내 팔 하나 자르겠다’는 결단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과 함께 세 차례나 사전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한진해운이 협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6500억원의 외상채무로 인해 물류대란은 이미 전제됐었다”며 “이를 우려해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한진해운 최고경영자(CEO)를 세 차례 만나 컨틴전시 플랜을 만들자고 제의했으나 한진해운 측에서 배임을 우려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양호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할 만큼 한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분명히 하며 산업은행 측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인수 당시 대한항공이 보유한 에쓰오일 주식을 매각하는 등 총 2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며 “한진해운에 자회사가 없어 에쓰오일이 알짜 자산임에도 매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 대책회의서 협조하지 않았다는 산업은행의 주장에 대해서는 법정관리 직전 합당한 지원을 요청했음에도 설득에 실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 회장은 “이동걸 회장을 만나 해외선사와 출혈경쟁에 한계를 느낀다고 설명하는 등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으나 제가 부족해 설득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양 측은 법정관리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물류대란에 대해서도 상대방이 논의를 소홀히 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회장은 “물류대란에 대한 예상과 관련 논의가 있었고, 자율협약을 한 달간 연장했음에도 해결책이 전혀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향후 사태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많은 검토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조 회장은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에 가면 물류대란이 난다고 보고받았고, 어떤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채권단을 설득한 것”이라며 “법정관리 직전 해수부와 금융위에도 물류난이 일어난다고 분명히 설명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조 회장은 법적 문제가 해결될 경우 한진해운에 추가적인 지원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정무위 측에서 법률적 문제가 해결될 경우 지원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자 “(그 부분이 해결된다면) 조건에 따라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은 “한진해운이 출혈 경쟁과 해운업을 모르는 경영진들로 인해 부실해졌고 인수 이후 정상화에 실패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며 “피해를 입은 선원들은 물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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