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불륜극 전락…산으로 가는 '공항가는길'

김명신 기자

입력 2016.10.15 07:00  수정 2016.10.17 13:21

불륜 남녀 미화에 배우자는 희대 악인

감성 멜로 표방 불구, 결국 신 막장극

불륜 남녀 미화에 배우자는 희대 악인
감성 멜로 표방 불구, 결국 신 막장극


아니라고 아니라고 손사래를 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륜은 불륜이었다. 감성멜로라고 포장해봤자 ‘고급스런 불륜’에서는 결국 벗어나지 못했다.

“둘이 바람 피웠다간 대대적으로 개망신이 뭔지 보여줘야지. 반쯤 죽여놓고.”

“본적도 없지만 느낌으로 알아. 내 느낌으론 당신이 나한테 미안해야 할 사람이야. 효은엄마.”

“효은엄마 나에게 소중해.”

잠든 아이를 뒤로하고 엄마는 ‘정신적 교감’의 그 남자를 만나러 간다. KBS2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이 점점 자극적인 불륜극으로 치닫고 있는 분위기다. 유부남녀의 교감을 뛰어넘어 결국 진한 애정행각을 보이는 가 하면, 출생의 비밀까지 더해지며 막장극으로 전락하고 있다.일부 시청자들은 “아침드라마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지극히 평범한 막장드라마로 치부하고 있다.

극 초반만 해도 단순히 ‘불륜’이라고만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정도로 애틋한 인간적 감성과 교감을 다루는 듯 했다. 물론 가정이 있는 남자와 여자가 ‘교감’이라는 단어로 어울릴 수 있는 관계인지 의문이 들겠지만 이들의 현재 상황보다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정서 교감에 더 무게가 실리며 새로운 장르의 멜로물이 탄생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극이 점차 진행되면서 ‘3무(無점)사이’로 선을 그었던 서도우(이상윤)와 최수아(김하늘)는 결국 선을 넘어섰고, 정신적 교감에서 벗어나 육체적 교감까지 하기에 이른다. 불륜이라는 금기를 결국 넘어선 셈이다.

자극적 소재는 곳곳에 배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련한 감성으로 풀어냈다는 평을 이끌어낸 작품이었다. 불륜이다 아니다. 불륜조장이나 불륜미화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불륜’ 이 두 글자로 표현하기에는 김하늘과 이상윤이 풀어내는 관계가 애틋함과 아련함을 이끌어냈고, 공감대를 형성케 했다.

하지만 ‘보고싶다'라는 서도우의 연락에 딸을 뒤로하고 달려간 최수아는 결국 진한 키스와 함께 밤을 지새웠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 사이였음 좋겠다'는 애매모호한 선을 또 그었다. 그러면서 이상윤의 어깨에 기댄 최수아와 그런 최수아의 어깨를 감싼 이상윤, 이들은 그렇게 아침을 맞았다. 과연 정상적인 인간적 교감 관계라고 할 수 있을까. 시청자들이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이유다.

KBS2 수목드라마 ‘공항가는길’이 자극적인 불륜극으로 치닫으며 혹평세례를 받고 있다. KBS2 공항가는길 캡처


“(키스 후)정 불편하면 거짓말해요. 스스로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아무 것도 아닌 사이라고.”

‘공항가는 길’은 두 남녀가 서로를 원하는 애틋함 속에서도 ‘가정이 있는 남녀’라는 설정 속에서 ‘3무사이’ ‘관계 변화 없는 사이’ 등을 언급하며 적절한 수위를 조절하는 듯 했다. 때문에 불륜이라는 파격 소재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멜로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호평 어린 반응도 이어졌다.

“애당초 유부남은 상대하지마. 간통이야. 유부남은 그냥 또 다른 여자가 필요한거야.”
“모두가 그렇지만은 않아.”

하지만 굳이 키스신이 필요했는지, 그러면서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해”라는 최수아의 고백이 필요했는지 시청자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기 불편했다는 반응도 이어졌고, ‘굳이’ ‘왜’ ‘꼭 필요했나’라는 화두가 던져지고 있다.

스킨십이나 자극적인 장면이 등장하지 않아도 두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설명이다. 가뜩이나 불륜 소재인데 거기에 진한 멜로가 더해지면서 그저 불륜극으로 치부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의견이 줄이 이었다.

‘공항가는 길’의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다. 시청자들로부터 감싸안는 시선을 받지 못한다면 그저 톱스타를 앞세운 불륜 드라마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막장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출생의 비밀도 등장하고, 불륜을 나누고 있는 두 남녀의 배우자들은 최악의 남편이자 아내로 그려지고 있으니 말이다.

과연 '공항가는 길'은 감성 멜로라는 평가를 받을까. 아니면 불륜 소재의 그저 막장극에 지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을까. 핫한 문제작으로 꼽히고 있는 ‘공항가는 길’, 확실한 건 자극적인 코드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는 분위기다. 시청률 하락세 끝에 꼴찌 추락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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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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