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코스피...최순실 연루 기업 '파란불'
미대선 불확실성, 최순실 논란, 청와대 개각 겹쳐
시총 상위 10개 그룹 하락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다가 트럼프가 역전하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준 것이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논란'과 관련, 최 씨가 대기업에 대한 강제 모금활동과 특혜 사업 지원에 나섰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총상위 종목의 등락이 엇갈렸다. 기금을 지원한 기업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 경우 이 같은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45P(1.42%)떨어진 1978.9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11.98P(0.60%)내린 1995.41로 출발해 낙폭을 키웠지만 장중 한때 1976.34까지 밀려났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328억원, 2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은 311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16.02% 오른 17.16을 나타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토대로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 예측하는 지표다. 코스피가 급락하면 VKOSPI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어 '공포지수'라고 불리고 있다.
특히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혼란과 청와대 개각이 변동성을 키웠다는 평가다. 또한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역전과 3일 새벽 미국 중앙은행(Fed)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등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달러지수는 하락하고 있다. 특히 힐러리의 이메일 재수사 발표 이후 힐러리와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점이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FBI가 힐러리 후보의 이메일 사건 재조사 방침을 밝히면서 이전 3~5%p 힐러리 후보가 우위를 차지했으나 이후 트럼프 후보가 우위로 올라선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대해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힐러리 당선을 확신하던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비록 미 대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나 선거인단수로 보면 259:164로 힐러리 후보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뒤통수'를 맞은 투자자들이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를 위한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클린턴의 승리를 점쳤던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승리에 대비하면서 월가의 공포지수는 브렉시트 결정 당시 수준으로 치솟았다. 또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이후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시총상위 대부분 하락...최순실 대기업 '팔비틀기'에 연루"
시총상위 종목의 하락세도 거세다. 특히 최순실 사태로 각종 테마주들이 출렁이고 있다. 최순실씨가 대기업에 대한 강제 모금활동과 특혜 사업 지원에 나섰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총상위 종목이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0.54%)를 비롯해 한국전력(-0.91%), 현대차(-1.41%), SK하이닉스(-2.38), 삼성물산(-1.91%), 네이버(-2.48%)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약세를 기록했다.
'팔비틀기'에 언급된 기업들은 대부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가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과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다.
특히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기부금을 제출했다고 알려진 그룹은 삼성그룹, SK그룹,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CJ E&M 등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0.54%하락한 164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그룹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125억원, 79억원씩 총 204억원을 출연했다. 신세계는 전날보다 0.81%하락한 18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오픈을 추진 중인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를 통해 5억원을 기부했다.
개별 종목 중에 CJ그룹주의 낙폭이 7.72%로 가장 컸다. CJ E&M은 이날 6만6900원에 마감했고 CJ도 4.4% 하락한 16만3500원에 마감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하루만에 3000억원 가량이 증발한 것이다. CJ그룹은 현 정부의 다양한 문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왔다. 특히 8.15 광복절 특사를 받은 이재현 회장이 수감됐을 당시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에 대한 수 조원의 지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가성 여부와 관련해 후원금을 지원했던 기업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대가성 여부와 관련없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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