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웃은 김태형, 김경문 생각에 끝내 눈시울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11.03 09:13  수정 2016.11.03 09:14
김태형 감독(사진 왼쪽)이 김경문 감독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 연합뉴스

OB 출신 선배 포수 향한 애틋한 마음
“뭔가 마음이 작년과는 많이 다르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활짝 웃은 두산 김태형 감독이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무겁고 착잡한 심정이 교차했다. 바로 ‘OB 출신 선배 포수’ 김경문 감독 때문이다.

두산은 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4차전서 NC에 8-1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한국시리즈 2연패와 함께 1995년 이후 21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두산의 퍼펙트 우승을 이끈 김태형 감독은 “기쁘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고, 순간적으로 여러가지가 떠오른다”며 “선수들이 고생을 너무 많이 했고, 뒤에서 항상 묵묵히 해주는 스태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내 김 감독은 적장 김경문 감독을 언급하며 갑작스레 눈물을 보였다.

그는 “야구라는게 항상 1등만 있으니까. 김경문 감독님 생각이 난다”며 “800승 할 정도로 내로라하는 감독님이다. 그런데 뭔가 마음이 작년과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양 감독의 인연이 너무나도 각별하다. 현역 시절 나란히 OB 베어스(두산 전신)에서 선후배 포수로 활약한 김태형 감독과 김경문 감독은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또한 은퇴 이후에는 2003년 김경문 감독이 두산의 감독으로 취임하자 김태형 감독이 배터리 코치로 자리를 잡았다. 2005년, 2007년, 2008년까지 김경문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 세 차례나 고배를 마실 때 아픔을 함께 했던 이도 바로 김태형 감독이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NC의 지휘봉을 잡고, 김태형 감독이 두산의 감독으로 취임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이번에는 김태형 감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김경문 감독의 우승 도전을 번번이 좌절시킨 장본인이 됐다. 오랫동안 김경문 감독을 지켜봐온 김태형 감독이 우승에도 마음이 심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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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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