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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탄핵, 속은 '조기 대선' …주판알 두드리는 야권


입력 2016.11.28 17:50 수정 2016.11.29 00:16        이슬기 기자

탄핵안 헌재 결정 빨라지면 조기 대선 현실화

당내에선 "경선 룰 논의 시작해야"…마음은 콩밭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얼굴을 감싸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회가 내달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처리를 앞둔 가운데, 야권의 시계는 이미 탄핵 정국 이후에 맞춰 바삐 돌아가는 모습이다. 탄핵안 가결을 전제로 할 때 향후 불어 닥칠 정계개편은 물론, 대선 일정도 대폭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탄핵 정국 후 대선 레이스를 준비해야 하는 각 주자별 셈법 역시 한층 복잡해졌다.

현행법상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헌법재판소는 최장 180일 간 탄핵 요건을 심사한다. 만약 헌재가 인용을 결정하면, 그 직후부터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따라서 당초 계획대로 탄핵안이 12월 중 가결되고 헌재가 기한을 꽉 채워 탄핵 결정을 내릴 경우, 차기 대선은 내년 8월 초가 되는 셈이다.

다만 헌재 결정이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선거일도 앞당겨질 수 있다. 앞서 2004년 헌재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63일 만에 결정한 바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관례와 국민 여론을 근거로 헌재가 신속한 결정을 내리도록 압박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헌재가 이번에도 60여일 만에 결정을 내린다면, 대선은 당장 내년 4월 전에도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주당 내부에선 대선 경선 일정을 대폭 축소해서라도 경선 룰 정비 등 실제적인 준비에 돌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모든 이슈와 여론이 탄핵으로 수렴된 마당에, 경선 룰에 대한 이야기를 섣불리 꺼냈다가 도리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원내 관계자는 “탄핵안이 가결 되면 사실상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도 “주자들 입장에서는 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필요성이 회자되는 것은 맞지만, 지금 탄핵 정국에서 룰이고 뭐고 공론화를 하기가 어려운 분위기다. 잘못했다가 야당이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면 더 큰 악재”라고 말했다.

특히 야권 주자들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로서는 ‘대세론’의 여파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대선 시기도, 경선 준비도 이를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이 앞선다. 다른 주자들이 개헌 등을 매개체로 ‘반(反)문재인 전선’을 형성할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역전을 노리는 타 주자군의 경우,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대세론에 맞설 수 있는 요소들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실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앞서 ‘내년 6월 전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존재감 면에서 문 전 대표에 뒤쳐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어떤 형식으로든 정계개편을 통해 문 전 대표를 견제하는 동시에 세를 재규합할 시간도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향후 대선 국면을 준비할 당대표 특보단을 발족했다. 물론 형태는 당헌·당규에 따라 대표를 보좌하는 자문기구 수준이지만, 여기엔 각 후보들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최대 관심사인 경선 룰 문제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 전 대표 측 인사로 박범계·권칠승·김병기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조승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측은 박 시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천준호 강북구갑 지역위원장이 합류했다.

아울러 지난 9월 원외 민주당 당수로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한 김민석 전 의원을 비롯해 4선의 안민석 의원, 친문계 인사이자 당 외곽에서도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로 손꼽히는 최재성 전 의원 등 중진들의 참석도 눈길을 끈다. 당의 공식적인 경선관리 조직을 출범하기엔 이른 시기지만, 대신 해당 특보단에서 경선 룰 관련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받는 이유다.

한편 특보단 인선 작업을 완료한 추미애 대표는 매주 월요일마다 정기회의를 열고,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하는 등 탄핵 정국 이후 여러 방면의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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