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인기투표’ 골든글러브…역대 최대 수혜자는?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12.13 19:13  수정 2016.12.13 19:15

우승팀 두산, 프리미엄 얻으며 최다 4명 배출

이승엽과 홍성흔, 수상 당시 논란에 휩싸이기도

두산 포수 양의지의 수상 자격도 충분하지만, 롯데 강민호는 아예 후보에 조차 오르지 못했다. ⓒ 연합뉴스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KBO리그 골든글러브가 올 시즌도 객관성을 잃은 채 인기투표로 전락해 팬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KBO는 1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개최했다.

10명의 주인공 가운데 최다 배출 구단은 니퍼트(투수), 양의지(포수), 김재호(유격수), 김재환(외야수)가 황금장갑을 낀 올 시즌 우승팀 두산(4명)이었고, KIA 타이거즈가 최형우와 김주찬(외야수)를 배출하며 뒤를 이었다. 이밖에 NC는 테임즈(1루수), 넥센 서건창(2루수), SK 최정(3루수), 그리고 한화 김태균(지명타자) 순이었다.

수상자 모두 황급 장갑을 받기에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지만 논란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우승 프리미엄을 얻고 4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두산이 대표적이다. 두산은 포수 양의지가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그보다 조금 더 기록이 좋았던 강민호가 후보에서 제외되며 90%가 넘는 득표율을 얻었다. 강민호가 후보에서 제외된 이유는 포수 출전 기준(96경기)에서 단 1경기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유격수 김재호 역시 방망이가 더 뜨거웠던 넥센 김하성과 LG 오지환의 표를 합친 것보다 많은 표를 받으며 2년 연속 주인공이 됐다.

인지도가 높거나 우승 팀 선수에게 몰표가 주어지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이승엽과 홍성흔이다.

이승엽은 1998년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타율 0.306 38홈런 102타점은 골든글러브를 받기에 손색없는 성적표다. 하지만 당시 최고 1루수에는 시즌 MVP 우즈였다. MVP가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한 우스꽝스러운 모양새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차별과 상 나눠주기 논란으로 번졌다.

이승엽은 2012년과 지난해에도 수상 논란에 휩싸였다. 이승엽은 2012시즌, 126경기에 출전해 1루수로 80경기나 나섰고, 지명타자로는 고작 50경기 출전에 그쳤음에도 지명타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KBO는 이듬해 전체 경기 수(128경기)의 3분의 2(85경기) 이상 출전하고, 출전 포지션 중 지명타자로 출전한 경기 수가 가장 많아야 한다고 슬쩍 후보 선정 기준을 바꾼다.

지난해에는 타율 0.332 26홈런 90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승엽보다 뛰어난 지명타자는 타율 0.306 31홈런 109타점을 기록한 롯데 최준석이었다. 인지도에서 밀린 결과였다.

홍성흔 역시 최대 수혜자로 늘 손꼽히는 선수다. 홍성흔은 포수와 지명타자 부분에서 각각 2회 및 4회 등 6차례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대선수다. 그러나 과정이 마냥 깔끔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홍성흔의 수상 논란은 포수로 황금장갑을 꼈던 2001년과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타율 0.267 8홈런 48타점을 기록한 홍성흔은 역대 최초 포수 20-20클럽에 가입한 박경완(타율 0.257 24홈런 81타점)을 제쳤다. 득표 수 차이는 126-121, 고작 5표 차이였다. 그해 두산은 우승을 차지했다.

2004년에는 타율 0.329 14홈런 86타점으로 수상 자격이 충분한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타율 0.295 34홈런 79타점을 기록한 박경완은 무려 리그 홈런왕이었다. 득표 수 차이는 46표 차였다. 박경완 입장에서는 골든 글러브를 2개나 도둑맞은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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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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