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3고'에 연말랠리 실종…수급 반전 키포인트는
금리·유가·달러값 동반상승으로 유동성 고갈…증시 단기 부담 불가피
전문가 "내년 1분기 환율고점 확인 후 대응, 산업재·가치주 주목"
"내년 가파른 금리인상 배제 못해 채권은 보수적 접근" 주문
금리, 유가, 달러값이 동반 상승하는 이른바 ‘신 3고 현상’이 모멘텀이 부족한 자본시장에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환율 상승 기류는 국내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 금리 인상은 외국인 유동성 이탈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동반 상승 패턴화를 예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박스권 하단 지지요인이었던 유동성을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환율이 내년 1분기 고점을 찍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그에 따른 외국인 유턴이 지수 반등의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원·달러 환율은 9개월 만에 장중 1200원을 넘어선 끝에 1199.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1200원 돌파는 지난 3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원화값 하락은 최근 수급공백 지원군 역할을 했던 외국인의 매도를 유발했고, 코스피지수는 다시 2040선을 내줬다. 이달 주식시장은 수급 견인 주체 실종으로 유동성 가뭄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 이달 일 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은 3조6000억원으로 전월 평균 4조5000억원보다 20%나 줄었다.
유가와 금리 상승도 시장참여자의 관망세를 재촉했다. 올 초 배럴당 20달러 선에서 출발한 국제유가는 이날 52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0.81달러(-1.52%)하락한 52.49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원유재고 증가 영향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여전한 상승일로다.
유가의 경우 수출 중심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시장 유동성 방향성 기준이되는 선물과 현물간 환율인 스왑포인트도 마이너스를 찍었다. 미국 금리는 상승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큰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환율과 금리 변수, 달러 강세 등에 대한 실체 파악이 먼저라며 성급한 우려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시에는 미국 금리 인상 공감대가 이미 반영된 상태로 내년에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소비재보다 산업재,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단기 현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원화값 상승세가 내년 1분기 정점을 찍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내림세가 본격화 되는 시점에 순매수 규모를 늘려왔던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반복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고점을 찍은 이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확대되면서 증시 상승으로 이어진 전례를 주목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달러 강세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일시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달러 변수를 제외할 경우 신흥국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등 증시 주변환경이 비우호적이지는 않다"며 "금융시장 안정선 지표인 EMBI스프레드는 지속적으로 안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달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OPEC 감산합의, ECB 통화정책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12월 FOMC 등) 구간을 비교적 무난 하게 통과하면서 투자심리도 안정화되고 있다"고 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부터 트럼프 당선 기대감을 선반영하고 있다"며 "단기 박스권 상단에서 환매 부담이 재차 나타날 시점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상대적 가격부담이 덜한 중소형주, 특히 코스닥 내에서 종목별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IT저성장주, 저평가주, 공모가 하회주, 코스닥150관련주를 추천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달러는 약세로 가고, 유가는 수급요인 때문에 리벨런싱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유가가 금융시장에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유가중요성이 감소할 것"이라며 "내년 유가는 원만하게 상승해 신흥국 증시와 경기 뒷받침 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금리 상승 변수에서 자유롭지 않아 당분간 관망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은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가 종료된 가운데 방향성보다 횡보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 트럼프 불확실성, 국제유가 상승 등 금리 상승에 압력을 줄 수 있는 재료를 체크하며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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