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투자로 외국인선수 교체와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을 통해 적극적으로 전력을 끌어올렸다.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 리빌딩 작업에 돌입한 KIA는 올 시즌 4년 만에 가을 야구를 경험했고, 2017년에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 포함 한국시리즈 우승만 10회 차지한 자타공인 한국프로야구의 명문팀이다. 하지만 해태 시절 이후 지금의 KIA로 팀명이 바뀐 뒤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9년 한 번 뿐이다. 전통의 명가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올 겨울 KIA는 작심하고 지갑을 풀었다. FA 역대 최고액인 100억의 거액을 들여 타격 3관왕에 빛나는 최형우를 새로운 4번 타자로 불러 들였고, 내부 FA인 나지완도 40억에 잔류시켰다. 이범호와 김주찬이 2017시즌도 건강하게 보낸다면 KBO리그 어느팀에도 뒤지지 않는 막강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진에는 지난 시즌 에이스로 활약한 헥터 노에시와 재계약했고, 또 다른 메이저리그 출신 좌완 팻 딘과 타자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막판 안치홍과 김선빈이 제대해 약점이던 키스톤 콤비까지 돌아왔다.
화룡점정은 역시 좌완 에이스 양현종의 잔류다. 해외진출이 유력했던 양현종은 최근 일본 요코하마의 2년 60억 제의를 거절하고 국내 잔류를 선택, 1년 22억 5000만원에 내년 해외진출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KIA와 계약했다.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 ⓒ 연합뉴스
양현종은 다년계약을 포기했지만 연봉으로는 국내 투수 넘버원의 자리를 차지하며 자존심을 세웠고, KIA는 에이스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비용부담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렸다. KIA는 2017년에도 막강한 선발 야구가 가능해졌다.
호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양현종과 토종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던 윤석민이 어깨 수술로 2017년 전반기 출장이 불투명해졌다. 2015년 미국에서 국내 무대로 유턴하며 KIA와 4년 90억 계약을 맺었던 윤석민은 지난 시즌 어깨 부상으로 16경기 31이닝 소화에 그쳤다.
윤석민이 선발진에서 이탈하게 된다면 4~5선발이 불확실해진다. 물론 올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홍건희-김윤동이 있고 베테랑 고효준이나 김진우까지 후보는 많지만 확실한 이닝이터가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대안 발굴이 시급해졌다.
불펜진 역시 의문부호가 붙는다. KIA 불펜진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5.35로 리그 8위, 블론세이브는 25개로 리그 1위였다. 마무리 임창용과 셋업맨 최영필이 모두 불혹을 넘긴 노장으로 언제 노쇠화에 빠져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라는 점은 불안하다.
KIA는 유독 부상 트라우마가 심하다. KIA는 수년간 잦은 부상자 속출로 정상적인 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경우가 잦았다. KIA가 큰 투자를 단행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고액 연봉자 몇몇에게 편중됐다. 그만큼 대체 전력이 약하고 선수층이 두껍지 못하다는 것은 높은 곳을 바라보는 KIA의 아킬레스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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