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민 ⓒ 뉴시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도쿄돔에서 한일전 9연패 사슬을 끊을 수 있을까.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12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대표팀은 오는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야구 평가전에서 일본과 격돌한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한 평가전이다.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에게 도쿄돔 경기 경험을 쌓게 하고, 국제 경쟁력도 점검하는 무대다. 평가전인 만큼 결과 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지만, 류 감독은 ‘한일전 승리’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충전하기를 기대한다.
젊은 선수들도 “한일전 9연패 기록을 알고 있다. 일본까지 왔는데 꼭 연패를 끊고 싶다”며 필승 의지를 밝혔다.
야구팬들도 한일전 승리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전(4-3 승) 이후 한국은 일본전에서 9경기 연속 패배했다. 최정예 전력으로 격돌했던 2023 WBC 1라운드에서는 4-13 대패의 굴욕도 뒤집어썼다.
이번에 상대할 일본 전력도 만만치 않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 스즈키 세이야, 이마나가 쇼타 등 빅리거들은 빠졌지만, 일본프로야구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우수한 선수들로 짜였다.
부상자가 많아 기대 만큼의 전력을 구축하지는 못했지만, 2023 WBC에서 일본 우승에 일조한 다카하시 히로토(23·주니치 드래곤즈) 등 마운드는 이번에도 역시 두껍고 높다. ‘1.5군’이라고 해도 버거운 투수들이 즐비하다는 얘기다.
9연패를 당하면서 체감했듯, 일본의 마운드는 늘 탄탄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모리시타 쇼타’ 안현민(KT 위즈)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 언론들은 안현민을 놓고 모리시타와 흡사한 스타일이라며 경계대상으로 지목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우타자 모리시타는 올 시즌 23개의 홈런(89타점)을 터뜨릴 만큼 파워를 갖춘 한신 타이거즈(센트럴리그 우승) 중심 타자다. 힘 있는 스윙으로 빚는 홈런 타구, 강한 어깨와 주루 플레이 능력까지 갖춘 핵심 타자다. 지난해 프리미어12 한일전에서도 홈런을 날렸다. 당시 한국 투수들도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 ⓒ 뉴시스
2025시즌 KBO리그에서 출루율 1위, 타격 2위, 장타율 3위에 오른 안현민은 모리시타와 마찬가지로 파워와 강한 어깨, 주력을 지닌 핵심 타자다. 고척 스카이돔서 치른 체코와의 평가전에서도 2번 타자로 배치돼 안타와 함께 빠른 발로 수비를 흔들었다.
강속구 대처 능력이나 1점 승부에서 작전수행 능력까지 뛰어나다. 타자의 득점 생산능력을 보여주는 '조정득점창출력'이라는 개념의 wRC+(Weighted Runs Created)도 1위에 자리했다.
야구 전문가들은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보유한 투수들이 풍부한 가운데 안현민을 중심으로 한 타선이 활기를 띤다면 목말랐던 한일전 승리 확률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한다.
체코 마운드와 일본 마운드 수준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지만, 모리시타와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는 안현민이 류 감독이 기대한 부분을 충족시킨다면, 한일전 9연패 사슬을 끊는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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