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뜨겁기로 소문난 부산 야구가 이대호를 품에 안으며 다시 한 번 부흥기를 맞을 채비를 갖췄다.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이대호와 4년간 총액 150억 원 조건의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50억 원은 KIA로 이적한 최형우의 100억 원을 훌쩍 넘는 역대 최고액이다.
이대호는 "미국에서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또 꿈을 이루었다. 남은 것은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와 팀 동료, 후배들과 함께 우승을 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었고 꼭 이루고 싶다. 무엇보다도 해외리그에서 뛸 동안에도 항상 저를 끊임없이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너무 그리웠고, 우리 팬들을 다시 만난다는 것이 너무나도 설렌다. 마음으로 대하고 가치를 인정해주신 구단에도 감사드린다. 부산에서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이대호와 부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이대호는 경남고를 졸업한 뒤 고향팀인 롯데에 입단했다. 그리고 이대호와 함께 부산 야구도 정점을 찍었다.
롯데는 지난 2008년 로이스터 열풍에 힘입어 그야말로 ‘전국구’ 인기를 누렸고, 그 중심에는 이대호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대호는 롯데의 4년 연속 가을 잔치를 이끈 뒤 2011시즌까지 마치고 일본으로 떠났다.
이대호가 빠진 롯데는 힘을 잃었다. 물론 이듬해 한 번 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타선의 큰 축을 잃은 롯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감독도 수차례 바뀌며 팀 분위기도 어수선해졌고, 모처럼 FA 시장에 거액을 투자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는 크게 떨어진 관중 동원에서도 드러난다. 롯데는 가을 야구 마지막이었던 2012년 136만 관중을 불러 모은 뒤 이듬해부터 7~80만 수준으로 확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사상 첫 80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85만 동원에 불과했던 롯데는 수혜를 입지 못했다. 이대호의 부재로 인한 저조한 성적, 그리고 관중 숫자의 감소가 연결고리처럼 이어져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대호가 전면에 나서게 될 올 시즌에는 반등이 예상된다. 팀 성적을 차치하더라도 이대호만의 티켓 파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대호는 롯데 시절, 유니폼 등 상품 판매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성적도 기대된다. 롯데는 황재균이 빠졌지만, 이대호가 가세하며 전력의 마이너스는커녕 지렛대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이대호는 롯데를 떠나기 전부터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해오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이제는 더욱 원숙해진 리더십과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 기량으로 부산의 야구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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