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인 4년 150억원의 입단계약서에 사인한 이대호는 등번호 10번 유니폼까지 입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롯데서 달았던 익숙한 등번호다.
150억은 국내에서는 최고액이지만 이대호가 돈만을 원했다면 일본으로 가는 방법도 있었다. 이대호는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하던 시절 연봉만 50억 이상을 받았다. 그의 복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롯데와 팬들이다.
최근 성적 부진으로 인해 부산 사직구장을 찾는 관중들의 감소세가 확연한 가운데 이대호는 “5강 이상을 목표로, 달라지는 롯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내가 잘해야 후배들도 따라온다. 전준우와 손아섭이 앞에서 강민호와 친구인 (최)준석이 뒤를 받쳐줄 것 같다”고 예상 타선까지 밝히며 2017시즌을 기대케 했다.
롯데는 이대호가 FA 자격을 얻어 해외로 진출한 이후 지난 4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관중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노래방’이라고 불릴 정도로 열광적이었던 사직구장도 썰렁해졌다. 부산은 물론 전국구적 인기를 누린 이대호의 가세는 전력보강은 물론 흥행에서도 큰 플러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대호는 설명이 필요 없는 롯데의 간판이었다. 2001년 롯데 자이언츠 2차 1순위로 입단 이후 2011년까지 11시즌 KBO리그 통산 1150경기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 홈런 등 위대한 기록을 작성, KBO리그의 역대 최고 타자로서 맹활약했다.
해외파 선수들이 외국 무대에서 실패하거나 전성기가 지나서 돌아오는 것과 달리 이대호는 아직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시점에 당당히 최고 대우를 받고 돌아오는 모범을 보여줬다.
이대호는 해외진출 당시에도 선수생활 후반기 유종의 미는 고향팀에 돌아와 거두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1992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롯데의 중흥은 이대호의 야구인생 후반기에 마지막 목표이기도 하다. 영혼의 안식처와 같은 고향팀에서 마음이 맞고 의사소통이 편한 선후배 동료들, 팬들과 호흡하며 보여줄 시너지효과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대호 가세만으로 롯데가 다음 시즌 가을야구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인가에는 신중한 시각이 많다. 롯데는 지난해 8위에 그쳤다. 이대호의 합류로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지난해보다 높아질 전망이지만 그 이외에는 마땅한 전력보강이 없었다.
린드블럼이 빠진 가운데 외국인 선발투수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자리를 영건급으로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박세웅 박진형 박시영 등 젊은 투수들에게 기대를 걸어야 하는 불안한 입장이다. 홍성민-이성민이 이탈한 불펜진도 허약하고, 이름값만 화려했던 윤길현 손승락 등의 부활이 절실하다.
한 야구 해설위원은 “이런 마운드라면 이대호가 가세한 롯데의 강력한 타선이라고 해도 5강 이상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대호가 한창 활약하던 2000년대 후반의 전성기와 비교해도 전력이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황재균의 부재로 인한 내야진의 공백도 우려를 자아낸다. 최고 몸값을 경신해 웬만한 수준급 선수 2~3명 이상의 활약을 해줘야하는 이대호의 어깨는 그만큼 더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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