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이상화, 랭킹 1·2·3위와 평창 금 타진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7.02.10 10:16  수정 2017.02.10 15:44

부상으로 주춤했던 시즌, 랭킹 자체 큰 의미 없어

세계선수권 1-2-3위들과 경쟁..올림픽 3연패 점검

이상화는 11조 아웃코스로 배정됐다. ⓒ 연합뉴스

“다른 나라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면 안방에서는 어떨까 생각했다. 평창올림픽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렌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빙속 여제’ 이상화(28)의 올림픽 3연패 꿈도 무르익고 있다. 이상화는 10일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서 펼쳐지는 ‘2016-17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제의 건재를 알린다.

통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이상화는 지난달 캐나다에서 개인 훈련과 재활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시즌 중이라 완전한 치료가 되지 않아 회복 단계에 있지만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는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최고의 대회다. 올림픽을 1년 앞둔 시점에 열리는 만큼, 빙질 및 분위기 적응 등을 위해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등 세계적인 정상급 스타들이 대거 참가한다.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서 열린 월드컵 500m에서 36초36의 세계 기록을 세웠던 이상화도 지난 6일 빙판 상태를 유심히 관찰했다. 선수들 자신에게 맞는 빙질이 있는데 이상화는 “나에게 잘 맞는 빙질 같다”고 말했다. 전날 여자 3000m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김보름도 “내가 좋아하는 빙질”이라며 만족했다.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 관계자도 “세계기록은 모르더라도 소치에서 세운 37초대 초반 기록에 근접할 수 있는 여러모로 좋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화는 2018 평창올림픽 금메달까지 노리고 있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3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지금까지 보니 블레어(미국/1988 캘거리·1992 알베르빌·1994 릴레함메르) 한 명 뿐이다. 세계선수권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예니 볼프(독일)도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이 대회에서 이상화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볼프의 기록과도 타이를 이룬다. '여제'만이 꿈꿀 수 있는 경지다.

이를 위해 이상화는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를 감안해 이번 시즌 일부 대회의 출전도 포기했다. 시즌 기록은 37초93으로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36초36)에 크게 뒤진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은2·동1개다.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2009-10시즌 이후 7년 만이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 기권까지 했던 시즌이라 랭킹도 큰 의미가 없다. 평창올림픽에 모든 것을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일정을 짰다. 평창올림픽 리허설 격인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화는 2018 평창올림픽 금메달까지 노리고 있다. ⓒ 연합뉴스

평창올림픽은 지난해 3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에 등극한 이상화의 독주 체제는 아니다. 이상화가 완전한 시즌을 보내지 못하는 동안 경쟁자들은 순항하며 기량을 갈고 닦았다.

결혼 후 성적이 더 좋아진 오랜 라이벌 위징(32·중국)과 올 시즌 월드컵 대회를 휩쓸었던 현 세계랭킹 1위인 고다이라 나오(31·일본)가 버티고 있다. 서른을 넘긴 위징과 고다이라는 2016-2017시즌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위징은 이상화가 2013년 1월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기 전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강자다. 허리 부상으로 소치올림픽 참가가 불발된 위징은 이번 시즌 월드컵 6차 레이스 가운데 5차례 메달을 획득하며 살아났다. 스타트는 여전히 빠르고 폼도 간결하다. 시즌 기록도 37초64로 이상화에 앞선다. 현재 세계랭킹 3위다.

2014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이상화를 꺾고 우승해 화제가 됐던 고다이라는 2015년 세계선수권 3위를 시작으로 올해 월드컵 우승까지 차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시즌 출전했던 4차례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시즌 기록은 37초43. 밴쿠버 12위, 소치 5위로 이상화와 비교할 수 없었지만 새로운 선수가 된 고다이라는 평창에서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고다이라 일거수일투족에 일본 언론의 관심과 반응도 뜨겁다.

이상화(아웃코스)와 11조에 배정된 일본의 베테랑 쓰지 마키(32·일본)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다. 랭킹은 위징에도 앞선다. 쓰지는 올 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여자 500m에서 꾸준히 입상하며 세계랭킹 2위에 올랐다. 2월 말 열리는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이상화의 강력한 적수로 꼽힌다.

세계랭킹 1-2-3위가 모두 참가하는 이번 세계선수권은 이상화의 올림픽 3연패 여부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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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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