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선생 별세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씨가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1923년 경북 하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이화여전 가정과에 입학한 뒤 문학, 미술, 영화에 심취했다.
학교를 중퇴한 뒤 대구에서 신문기자로 일하던 중 윤용균 감독의 소개로 조선영화사 촬영소에서 일하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신경균 감독의 '새로운 맹세'에 스크립터로 참여하기도 했다.
1953년 극작가 이보라 씨와 결혼한 고인은 1955년 '미망인'을 연출,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이 됐다. '미망인'은 당시 사회 문제였던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과부 문제와 함께 여성들의 성적 욕망을 다뤄 주목받았다.
당시 사진엔 아기를 업고 다니며 영화를 찍던 고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
10일 고인의 부고를 전한 여성영화인모임은 2001년 다큐멘터리 '아름다운 생존'(감독 임순례)을 통해 '영화감독 박남옥'의 인생을 조명한 바 있다. 인터뷰에서 고인은 "'미망인'을 찍을 때 죽을 만큼 고생했지만 눈물 나도록 그 당시가 그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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