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딥 체인지' 효과…"2분기도 호조 이어갈 것"
화학 등 비정유 비중 높아져…안정적 수익창출 구조 구축
올해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1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이 화학·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의 탄탄한 수익구조를 기반으로 2분기 이후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5일 2017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액 11조3871억원, 영업이익 1조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19%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화학사업 영업이익이 4547억원으로 석유사업 영업이익(4539억원)을 넘어서면서 시황 변동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음을 증명해 보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화학사업이 석유사업을 능가하는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비석유부문 신장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최근 강력하게 추진해 온 ‘펀더멘털 딥 체인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에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등을 자회사로 둔 사업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함과 동시에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사업구조 혁신’ 및 ‘수익구조 혁신’을 주요 방향으로 한 ‘딥 체인지’를 추진해 왔다.
사업구조 혁신 측면에서는 화학·윤활유 및 신규 사업(배터리·정보전자소재 등)에 집중 투자하고, 글로벌 파트너링을 성사시켜 석유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설비, 중국 중한석화, 울산 아로마틱스, 넥슬렌, 스페인 ILBOC 등에 5조원가량을 투자하고 이들 사업의 성과가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이익규모가 업그레이드 됐다. 화학사업의 영업이익이 연간 3000억원대(2010년 기준)에서 1조원대로 커졌으며, 윤활유사업은 그룹Ⅲ 기유시장을 개척해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2000억원대(2010년 기준)에서 4000억원대로 키웠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다우케미컬의 고부가 화학사업(EAA)을 인수한다고 밝히는 등 올해에도 화학,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익구조 혁신 측면에서는 독점적인 원유공급원이 없는 점을 역으로 활용해 ‘경제성 최우선’을 원칙으로 원유 도입처 다변화 및 트레이딩 확대 등을 추진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공정 운영능력을 확보해 원가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아울러 유가 급락으로 사상최대 적자를 기록한 2014년 이후 ‘유가 변동성을 활용한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유가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이같은 ‘딥 체인지’는 지속적인 수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인 3조228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올해는 1분기에만 1조원을 넘긴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유가가 50~60달러 수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크랙이 뒷받침하는 상황이라면 연간 2~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의 투자를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파라자일렌 등 고마진 제품의 생산설비를 확충한 결과, 화학사업의 이익 규모가 업그레이드 됐다”면서 “2분기로 예정된 역내 에틸렌, 파라자일렌 설비의 정기보수 등을 감안할 때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활유 사업 역시 2분기 드라이빙 시즌으로 인한 성수기 도래와 함께 판매량이 증대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그룹3 윤활기유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2분기에도 역내 정기보수 연장 효과로 수급이 타이트해져 마진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등 신규사업도 아직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유럽 등지의 수요 증가로 지난 3월 생산설비를 기존의 두 배 이상인 3.9GWh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2020년까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500km로 늘릴 계획이다.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과 연성동박적층판(FCCL)을 생산하는 정보전자소재사업 역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IT 및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와 LiBS 실적 가이던스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는 없지만 두 사업 모두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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