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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도 못 버틴 '바른정당' 분열...왜?


입력 2017.05.02 15:28 수정 2017.05.02 16:26        조정한 기자

지역 지지기반 빠지고 단일화 거부하자 탈당 '결행'

유승민 후보 측 "지지율 따라 결정? 충분한 명분 안돼"

바른정당 홍문표, 김성태, 권성동, 황영철, 장제원, 김학용 등 의원 13명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밝힌 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정당 비유승민계의원 14명이 전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심야회동에 이어 탈당과 홍준표 후보 지지 등의 논의를 하고 있는 2일 오전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예정된 대선일정을 위해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나와 승강기를 기다리며 시계를 보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기 대선을 1주일 앞두고 바른정당이 2일 사실상 공중분해됐다. 지난 1월 창당한지 99일 만이다. 이날 탈당한 13명의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보수 단일화를 통한 정권 창출을 위한다"라고 밝혔지만 뜨지 않는 당 지지율과 지역구 지지 기반 약화가 탈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치권에선 바른정당의 탈당 사태를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내분은 있어도 쉽게 분열되지 않았던 보수 진영의 분당(分黨) 사태도 모자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한국당을 향해 '적폐세력'이라고 지적했던 의원들의 복당은 충격적이라는 것이다.

"단일화 요구, 탈당 막기 위한 나름의 '제안'"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은 유승민 대선 후보를 향해 끊임없이 '단일화'를 요구해왔다. 지난 24일 5시간에 걸친 마라톤 의원총회를 통해 '3자(국민의당·한국당·바른정당) 원샷 단일화'를 요구했고 국민의당이 '자강론'을 굽히지 않자 한국당과 먼저 손잡는 '선(先) 양자 단일화'를 추진하려고 했다.

단일화 제안은 사실 지역구 조직으로부터 탈당 압박을 받아왔던 의원들 나름대로의 '탈출구'였다. 지역구 의원을 따라 바른정당으로 옮겨온 일부 기초의원들은 4월 중순께부터 "이런 지지기반으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분명 죽 쑬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있는 한국당으로의 복당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바른정당 의원은 "지역 조직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유 후보는 완주를 하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차마 도와달라는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면서 "단일화로 상황을 바꿔보려고 했지만 그게 잘 안됐다"고 탈당 배경을 밝혔다.

지방 선거 1년이나 남았는데...명분 있나?

반면 유 후보 측은 이날 탈당 사태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탈당파가 내세운 지방선거와 낮은 지지율은 충분한 명분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지율은 금방 금방 변한다. 작년 이맘때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예상한 사람,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 지지율을 얻을 거라 예상한 사람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의원은 "앞으로 (지방선거까지) 1년 남았는데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고 지지율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그분들(탈당파)은 홍준표를 지지하고 그쪽 당에 갈 일이 아니라 민주당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지지율에 따라 모든 걸 결정하고 움직이고 그렇게 하면 대의는 어디 가고 명분은 어디 가나"라고 지적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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