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삼성물산, 주택·공공사업 재개 '닻' 올리나
최근 한국산업은행 IT센터 공공공사 입찰 PQ에 참여
서초신동아, 반포주공1단지 등 재건축 입찰에 참여 예고되고 있어
삼성물산이 공공공사와 주택사업 수주 전에서 잇따라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은 최근 지난 2월 공공건설 영업 부서 조직을 강화한 이후 처음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또 지난해 손을 놓았던 강남권 재건축 사업수주 준비를 통해 주택사업 부문을 축소하려던 계획을 뒤로하고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조달청 나라장터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한국산업은행 수요로 경기도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시공될 한국산업은행 IT센터 신축공사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PQ)에 참여했다.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 방식의 이 신축 공사는 추정가격이 1232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공사다. 단지는 미사강변도시 2-2구역(대지면적 1만6784㎡)에 지상 6층 전산동과 지하 3층~지상 9층 사무동을 짓는다.
1등급 건설사 제한입찰로 삼성물산을 비롯해,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모두 38개의 건설사가 PQ에 참여했다. 공사기간은 착공일부터 700일로 오는 2019년 완공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큰 변동이 없는 한 다음달 20일 마감예정인 전자입찰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의 이번 공공공사 사업참여 의사는 의미가 크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3년 하반기 이후 거의 국내 공공공사 수주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지난 2015년 6월 신고리 원전 5·6호기가 마지막 공공건설 수주 물량이었다.
삼성물산이 이번 한국산업은행 IT센터 입찰에 참여하면 지난 2월 공공건설 영업 부서 조직을 신설한 후 처음 입찰이기도 하다. 또 지난해 7월 종심제 방식의 다산신도시 조경공사 입찰 참여 이후 10개월만에 공공건설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지난 2월 국내마케팅 TF를 신설하고 공공사업을 맡게 했다”며 “앞으로 참여할 사업은 발전과 도로, 철도 등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프로젝트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공사업뿐 아니라 지난해 손을 놓았던 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 준비에 들어가며 주택사업도 재개할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며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신동아1·2차 아파트 재건축과 반포주공1단지(반포1·2·4 주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전망이다.
이르면 오는 상반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이 단지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메이저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삼성물산은 아파트 재건축 수주는 2015년 9월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이 마지막이었다. 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도 그해 12월 서초무지개아파트 이후 지난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삼성물산이 재건축 사업 수주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주택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삼성물산 주택사업 부문에서 최근 2년여간 신규 수주가 없어 수주 잔액이 2015년 말 13조290억원원에서 지난해 말 10조1860억원으로 하락했다.
삼성물산은 수주잔고 하락 이유를 사업물량의 매출화에 따른 감소화 함께 지난해 말 정비사업 조합해산 등 이유로 사업 진행이 어려운 단지들을 자체적으로 점검해 수주잔고를 건전화했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잠시 손을 놓은 사이 래미안 브랜드 경쟁력 손실이 컸고, 총수 부재 등 시장 복귀 시간 더 지나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이저 건설사들이 자이, 디에이치, 아크로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잇따라 내놓으며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며 “하지만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삼성물산이 재건축 수주전에 다시 나선다는 소문만으로도 업계는 또다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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