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재투자정책 변경 가능성…속도가 관건
자산 가격 급격히 오른 일부 국가 위기 지적
한국은행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보유자산 축소가 신흥국의 자본유출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발표한 현지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미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 등을 매입해 현재 4조4000억달러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경제 상황이 예상대로 전개돼 간다는 전제 하에 연준은 기존 재투자정책 변경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리 인상과 함께, 만기 채권 물량에 재투자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보유물량을 점차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보유자산 감축은 신흥국 입장에서 자금유출 요인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연준의 보유자산이 늘면서 아시아 신흥국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돼서다.
한은은 연준의 자산축소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 자본유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미국 달러화 강세가 급속하게 진행되면 유동성 축소와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아시아 지역의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자산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 있는 일부 국가에서는 신용위험이 커질 경우 취약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까지 미 연준과 함께 보유자산 축소에 나서면, 아시아 신흥국가 자본의 대규모 유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와 함께 한은은 연준이 자산규모 축소 대신 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도 신흥국 통화 약세를 예상한 투자자금의 유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