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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불렀지?' 관련없는 증인세운 특검, 맹탕 재판 초래


입력 2017.06.02 14:52 수정 2017.06.02 16:05        고수정 기자

김유경 환경부 사무관 출석..."진술 조서 검사 언급 내용 섞여"

관련 내용 알 수 없는 인물조사·증인 출석...무리수 '자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특검이 혐의 입증에 잇따라 실패하고 있는 가운데 2일 23차 공판에서는 사건의 쟁점과 크게 관련 없는 환경부 직원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맹탕 재판을 초래했다. 사진은 첫 재판이 열린 지난 4월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왼쪽)과 박영수 특검이 오전 재판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연합뉴스
김유경 환경부 사무관 출석..."진술 조서 검사 언급 내용 섞여"
관련 내용 알 수 없는 인물조사·증인 출석...무리수 '자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연이어 혐의 입증에 실패한 특검이 이번에는 사건의 쟁점과 크게 관련 없는 환경부 직원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맹탕 재판을 초래했다.

삼성의 바이오 계열사가 환경부로부터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대상에서 제외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압력과 지시가 있었다는 것을 밝히겠다는 취지였지만 결과는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증언대에 앉힌 격이 됐다.

2일 서울중앙지방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대한 2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유경 환경부 사무관은 특검에서 작성한 진술조서에 검사가 말해준 내용도 포함돼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유경 사무관은 “진술서에 있는 내용 모두 증인이 말한 것인가, 아니면 검사가 말해준 내용도 일부 포함돼 있나”라는 변호인단의 질문에 “석여 있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서도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을 검사가 정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진술서에 기재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설립과 사업계획 등에 대한 내용이 모두 특검에서 들은 내용이라면서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적용 제외라는 현안이 있었다는 내용도 조사 당시에 새롭게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김 사무관은 특검에서 ‘당시 대통령이나 경제수석이 압박을 했더라도 다른 방법을 없었을 것 같다’고 답변한 이유도 검사의 가정적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을뿐 자신은 그 내용과 관련해 알수 있는 위치에 있던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술조서에 ‘대통령과 이재용 독대에서 화평법에 대해 감사하는 것 같다'고 기재돼 있는 것과 관련, “검사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수첩을 보여주며 의견을 물었고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답한 것”이라며 “당시에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만 알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특검은 이 날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사무관을 상대로 그가 알수 없는 내용의 질문을 이어갔다. 그는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회사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냐는 질문에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며 바이오의약품 업계랑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관심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관은 “바이오라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바이오정책처가 따로 있기 때문에 소관부처가 다르지 않을까 싶다”며 환경부와는 크게 관련 없는 업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은 댜통령 지시사항으로 나온 화학물질 관련 안전규제의 중복문제 해소 방안 강구, 중복규제 상황을 파악하고 유사법령 정비 등의 관련 내용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계속 이어갔고 김 사무관의 대답은 ‘없다’로 맺어졌다.

특검이 사건 내용과 크게 관계없는 질문으로 신문을 이어가면서 변호인단이 이의를 제기하자 급기야 재판부가 제지에 나섰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증인이 알 수 없는 내용의 질문을 하고 있다고 하자 재판부는 환경부 직원인 증인이 식약처 관련 내용을 모른다고 했다며 특검의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특검은 “환경부와 식약처가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 산하”라면서 관련 질문을 이어갔지만 이후 증인의 대답은 모두 ‘모른다’여서 증인 채택과 신문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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