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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추경안·인사청문회에 갈지자 행보…왜?


입력 2017.07.05 00:01 수정 2017.07.05 06:29        한장희 기자

당초 캐스팅 보트 활용해 정치적 기반 넓히려는 전략

'제보조작' 파문으로 생존전략에 급급해 입장 번복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당이 최근 현안마다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대여(對與) 공동전선을 구축하던 보수야당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최근 국민의당은 야 3당이 반대키로 했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참여해 통과시켰다.

추경안 심사의 경우도 당초 참여키로 했다가 ‘자유한국당이 불참하는 추경안 심사는 무의미하다’며 한차례 번복했고, 최근 이를 또 뒤집는 모습을 보여 일관성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의당이 이 같은 갈지자 행보를 보였던 것은 캐스팅보트를 통해 정치적 기반을 넓혀보려던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 여소야대 정국에서는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이 점을 십분 활용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호남지역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었다.
지난달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 지도부가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러나 최근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의 취업특혜 의혹 제보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윗선의 개입은 없었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와 당 핵심 지도부가 책임을 회피하자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 호남지역 기초의원과 당원들이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파문 이후 정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 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성인 2520명 대상 실시) 6월 4주차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에서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은 4주 연속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며 창당 이후 최저치인 5.1%로, 5개 정당 중 최하위로 밀렸다.

국민의당 문준용 제보조작 파문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비대위원이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자체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결과는 더 충격적이다.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8.7%를 기록해 8.8% 지지도를 얻은 한국당에 오차범위 내에서 밀린 것으로 조사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텃밭인 호남에서마저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이 벼랑 끝 위기처럼 느껴진 국민의당은 이러한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권이 그동안 강력히 반대한 송영무(국방부)·김상곤(교육부)·조대엽(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가운데 광주가 고향인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만 응하기로 한 것도 호남 민심을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준서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과 주고 받은 메시지를 공개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또 7월 임시국회에서 열리는 상임위별 일자리 추경안 심사에도 임하기로 했다.

추경안 심사 거부가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모습으로 비춰질 경우 당장 당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 '보수야당들과 협공모드'에서 '여당과 협조모드'로 전환했다는 게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정치권 시각이다.

그러나 이런 국민의당의 입장 변화를 곱게 보지 않는 시선도 많다. 애초부터 원칙과 당위성을 갖고 반대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반대였다는 것이다. 결국 당에 위기가 닥치자 이를 무마하고 벗어나기 위한 미봉책으로 갈지자 입장이 나온 것이다.

이런 지적에도 국민의당은 '제보조작' 파문이 수그러들 때까지는 여당과의 공조에 충실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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