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KIA, 확 식어버린 팬심 ‘이중고’
최근 연패 등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관심도 떨어져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첫 100만 관중 돌파 실패?
후반기 걷잡을 수 없는 추락을 겪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관중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전반기 85경기서 57승 28패(승률 0.671)로 고공비행을 내달린 KIA는 정규시즌 우승은 물론 지난해 두산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까지 넘볼 기세였다. 2위 NC와는 8경기 차로 승차 또한 넉넉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KIA는 전혀 다른 팀으로 승률이 급전직하하는 모습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지금까지 30경기를 치렀고, 이 기간 거둔 성적은 13승 1무 16패(승률 0.448)로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한다.
시즌 막판으로 접어들면 가을 야구를 앞둔 팀들의 집중력은 더욱 높아지기 마련이다. 최근 엄청난 기세로 4위까지 점프한 롯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투, 타 전반에 걸쳐 무기력증에 빠진 KIA는 포스트시즌을 포기한 듯한 팀 분위기가 엿보이고 있다.
KIA가 주춤하는 사이, 전반기 5위였던 두산의 맹추격이 시작됐다. 두산은 후반기 들어 27승 2무 7패(승률 0.794)라는 엄청난 성적을 올렸고, 13경기 차였던 KIA와의 격차를 1.5경기 차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제 1위 경쟁은 아무도 알 수 없는 흐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KIA 입장에서 속 터지는 부분은 답답한 경기력뿐만이 아니다. 줄고 있는 관중들도 문제다.
KIA는 올 시즌 내내 1위를 내달리며 뚜렷한 관중 증가 추세를 이뤘다. 2014년 2만석 규모의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를 개장했고 올해로 3년차를 맞이했다. 그리고 지난해 광주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인 77만 3499명(경기당 1만 743명)을 기록했다.
성적이 가파르게 상승한 올 시즌, 벌써 82만 6235명(경기당 1만 4245명)이 챔피언스필드를 찾으며 지난해 기록을 경신한 KIA 구단이다. 매진 역시 9차례나 기록할 정도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구단으로는 역대 6번째(롯데 6회)이자 구단 최초로 100만 관중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추세라면 어려울 수 있다.
KIA는 경기력이 최절정이었던 지난달 경기당 1만 4950명이 챔피언스필드를 찾았고, 원정에서도 10개 구단 최다인 2만 238명을 기록했다. 전국구 인기 구단임을 실감케 하는 수치다.
그러나 8월 들어 성적이 떨어지자 관중 역시 궤를 함께 하고 있다. KIA 8월 10차례 홈경기서 경기당 1만 4046명을 기록 중으로 지난달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졸전을 거듭하며 연패에 빠졌던 가장 최근 2연전(롯데전)에서 경기당 관중이 1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직전 SK전에서 기록한 1만 9270명에 비해 무려 1만 명이나 줄어든 수치다.
KIA는 이제 8차례의 홈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우천 취소된 6경기까지 포함하면 광주에서는 열리게 될 정규시즌 경기는 단 14경기뿐이다. 100만 관중까지 18만 명이 모자란데 이는 경기당 1만 3000여 명이 찾아야 돌파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건은 아무래도 관중들이 많이 찾는 주말 경기 편성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향후 일정 중 주말 경기는 네 차례 잡혀있고, 우천 취소된 경기 중 주말 일정을 최대한 많이 잡아야 100만 돌파가 가능하다.
물론 지금의 무기력한 경기력이라면 주말 경기가 아무리 많다 해도 홈팬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다가올 가을 야구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선두 수성이 사상 첫 100만 관중으로 가는 길이라 할 수 있는 KIA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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