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색깔 없는 뻔한 가족극 '이웃집스타'
한채영·진지희, 모녀로 호흡
추석 겨냥 개봉…뻔한 전개 단점
영화 '이웃집 스타' 리뷰
한채영·진지희 주연
내 엄마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톱스타라면 어떨까. 하지만 엄마의 정체는 밝힐 수 없다. 한집에 살 수도 없고, 이웃처럼 살아가야만 한다.
영화 '이웃집 스타'는 중학생 딸을 숨기고 활동하는 톱스타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실 이런 류의 영화는 결말이 뻔하다. 관건은 이 뻔한 이야기를 얼마만큼 신선하게 풀어내느냐다.
이런 부분에서 '이웃집 스타'는 다소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재미도, 감동도 크게 없어 관객의 마음을 붙잡기엔 역부족이다.
톱스타 한혜미(한채영)와 그녀의 딸 한소은(진지희)은 이웃처럼 살고 있다. 한혜미가 중학생 딸이 있다는 사실을 숨겼기 때문이다. 소은은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 못한다. 친구들에게도 엄마에 대해선 할 얘기가 없다.
아이돌 지훈(임슬옹)과 혜미가 연인 관계라는 게 밝혀지자 소은은 급기야 엄마의 악플러로 나선다.
사실 소은과 혜미는 살가운 모녀 관계가 아니다. 혜미가 소은을 숨기고 활동한 탓에 서로에게 서운한 점이 많다. 만나면 티격태격 싸우기만 한다. 톱스타 엄마를 위해 모든 걸 참아온 소은은 엄마가 야속하다.
그러던 어느날, 연예부 기자가 혜미와 소은을 취재하면서 둘의 관계는 발각될 위기에 처한다.
'이웃집 스타'는 추석을 겨냥한 코믹 가족극이다. 톱스타 스캔들을 가족극으로 버무린 터라 지난해 개봉해 흥행한 김혜수 주연의 '굿바이 싱글'이 떠오른다. '굿바이 싱글'은 200만명을 동원하며 깜작 흥행했다.
'이웃집 스타'는 '굿바이 싱글'보다는 웃음과 감동이 약한 게 흠이다. 특히 후반부에 혜미가 소은과의 관계를 밝히는 장면에선 배우들은 울고 있지만, 관객들에게 그 감정이 오롯이 전달되지 않는다. 그간 많이 봐왔던 한국형 가족 신파 탓에 오글거리는 느낌도 받는다. 연출도 다소 '올드'하다.
그나마 극을 살린 건 소은 역의 진지희다. 소은과 딱 맞는 옷을 입은 진지희는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낳기만 하고, 키우지 않은 엄마를 향해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에서 진심 어린 연기가 느껴진다.
한채영은 지난 2009년 '걸프렌즈' 이후 7년 만에 국내 스크린에 복귀했다. 한채영은 그동안 중국에서 주로 활동하며 드라마 '젊은 부부', 영화 '빅딜' '불속지객', 웹드라마 '중생지명류스타' 등에 출연했다.
실제로 톱스타인 그는 아들 한 명을 둔 주부이기도 하다. 그는 "중학생 딸을 둔 엄마 역할이기도 한데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똑같은 것 같다"며 "허당기 있는 모습을 잘 표현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아들은 엄마의 일을 잘 이해해주는 씩씩한 아들"이라며 아들에 대한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연출은 지난 2007년 '못말리는 결혼'을 만든 김성욱 감독이 했다. 김 감독은 "장르와 소재 특성 때문에 뻔한 결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가족이라는 평범한 관계에서 나오는 여러 모습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9월 21일 개봉. 98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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