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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진지희 "내년 스물,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입력 2017.09.21 08:54 수정 2017.09.22 09:27        부수정 기자

영화 '이웃집 스타'서 한소은 역

"믿음 주는 배우 되고파"

영화 '이웃집스타'에 출연한 배우 진지희는 "소은이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영화 '이웃집 스타'서 한소은 역
"믿음 주는 배우 되고파"


영락없는 '어른'이었다. 외모는 한층 성숙해졌고, 말 한마디 한마디는 어른스러웠다.

진지희(18)는 2003년 KBS 드라마 '노란 손수건'으로 데뷔해 '연애시대'(2006), '에덴의 동쪽'(2008), '지붕 뚫고 하이킥'(2009), '해를 품은 달'(2012), '불의 여신 정이'(2013), '고령화 가족'(2013), '선암여고 탐정단'(2014), '사도'(2015), '국가대표2'(2016), '백희가 돌아왔다'(2016), '언니는 살아있다'(2017)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진지희는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뱉은 대사 '빵꾸똥꾸'로 유명하다. 마냥 아이 같았던 그가 폭풍성장했다.

15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분홍색 치마와 셔츠를 입고, 딸기 스무디를 한 모금 마셨다. '핑크핑크하다'고 하자 수줍게 웃었다.

진지희는 영화 '이웃집스타'(감독 김성욱)로 관객과 만난다. 영화는 중학생 딸을 숨기고 활동하는 톱스타의 이야기. 진지희는 톱스타 한혜미(한채영)의 숨겨둔 딸 한소은 역을 맡았다.

영화 '이웃집스타'에 출연한 배우 진지희는 "계속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는 "혜미와 소은이 호흡이 잘 담겨서 마음에 들었다"며 "소은이는 학생이지만 엄마를 누구보다 신경 쓰는 따뜻하고 성숙한 캐릭터다. 소은이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운동과 다이어트 덕에 젖살이 쏙 빠진 그는 캐릭터를 위해 테니스 연습에 매진했다. 윤종신의 아내인 전미라에게 수업을 받았다. "혜미에게 테니스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수단이에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는데 코치님께서 매번 칭찬해 주셨답니다."

실제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소화한 그는 "처음에는 고민했는데 주변에서 용기를 북돋아 줬다"며 "성숙하면서도 천진한 부분이 소은이와 닮았다"고 강조했다.

극 중 소은과 혜미는 친구처럼 지낸다. 실제 외동딸인 진지희에게 엄마는 엄마이자, 친구이자, 언니다. "잔소리도 듣고, 같이 쇼핑도 한답니다. 엄마가 제 매니저 역할을 하셨지요."

한채영과의 호흡을 묻자 "첫 촬영을 제주도에서 했는데 호흡이 좋았다"며 "언니랑 친해진 덕에 환상의 호흡을 뽐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극 중 소은은 아이돌 지훈을 좋아한다. 진지희는 "그때그때 좋아하는 분들이 바뀐다"며 "여자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요즘엔 선미 언니를 좋아한다. '가시나' 춤도 연습했다"고 웃었다.

학교에서 진지희는 평범한 학생이다. 친구, 선생님 모두 진지희를 연예인이 아닌 학생으로 생각한다.

영화 '이웃집스타'에 출연한 배우 진지희는 "겸손함을 잃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강조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학업과 연기 병행의 힘들지 않냐고 물었더니 꽤 어른스러운 대답을 들려줬다. "익숙해요. 해야 할 일이기도 하고요. 이젠 해탈 경지입니다. 호호. 촬영장에서 스트레스받으면 학교에서 힘을 얻고, 또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느낀 걱정과 고민을 촬영장에서 해소해요. 상호보완하는 거죠. 포기해야 할 것들도 많은데 최대한 잘 해내고 싶어요. 학교에서 하는 큰 행사는 빠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숙녀가 된 진지희를 보면 '폭풍성장했다'는 걸 또 한 번 느낀다. 그는 "지금보다 어렸을 때 했던 작품을 보면서 부족한 점을 채우고 있다"며 "조금씩 성장한 것 같다 뿌듯하다"고 했다. "배우를 선택한 걸 후회한 적 없어요. 자기 재능을 찾기 힘든데 전 운 좋게도 연기에 대한 흥미를 찾았어요. 제 선택이 흔들리지 않도록 나아가고 싶어요."

진지희는 '아역 배우 트로이카'로 꼽히기도 한다. "힘이 되는 수식어예요.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연기하고 싶어요. 이제 막 시작한 아역 배우들이 잘 이겨냈으면 해요. 할 수 있으니깐 좌절하지 말고 바르게 잘 컸으면 합니다."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예전엔 엄마의 말을 바탕으로 연기했다면 이젠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고, 자료 조사도 한다. 상대 배우의 이야기를 듣고, 반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아역 출신 연기자들은 성인이 되면서 고민에 빠진다. 굳어버린 아역 이미지 탓이다. "저와 잘 어울리는 역할을 맡고 싶어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젖살도 빠지고, 연기 스펙트럼도 더 넓어지지 않을까요? 제가 잘 하는 연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성인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영화 '이웃집스타'에 출연한 배우 진지희는 "스무살이 되면 운전면허증을 따고 싶다"고 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올해 고3인 진지희의 최대 고민은 입시다.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심리학과 역사학에 관심도 있지만 연극영화과에 진학할 예정이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했단다.

내년이면 꽃다운 나이 스무 살이다. 뭐가 가장 하고 싶을까. "술, 클럽은 관심 없고요. 운전면허증 따서 운전하고 싶어요. 여행도 가고, 드라이브도 하고. 호호. 미팅은...친구들이 절 데려갈까요?(웃음)"

스무 살이 되기 전에 하고 싶은 역할을 묻자 상처과 결핍이 있는 학생 캐릭터를 꼽았다.

'빵꾸똥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진지희는 "날 알린 캐릭터이자 큰 사랑을 받은 역할이라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나중에 하고 싶은 캐릭터로는 검사, 변호사, 형사를 꼽았다. 한 뼘 성장할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어느새 데뷔 15년 차다. 진지희는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났다"며 "성장하는 모습이 작품에 담겨서 좋다. 어떤 역할을 만나더라도 나만의 스타일로 연기하고,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열아홉 살 어른'인 배우는 "사소한 고민도 많이 하고, 일 끝난 후 집에 와서는 실수한 게 없는지 돌이켜 보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것 같다고 했더니 그는 씩씩하게 답했다. "예전엔 더 조심스럽게 행동했는데 지금은 좀 나아졌답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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