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투·행운’ 류현진, 승리의 여신만 외면
워싱턴 상대로 4.2이닝 무실점
아웃카운트 한 개 남기고 강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다저스)이 강호 워싱턴을 상대로 눈앞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8개.
동부지구 1위의 강호 워싱턴을 상대로 류현진은 이날 호투를 거듭했다. 4회까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2회 말 1사 1,2루 상황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위기도 허용하지 않았다.
상대 중견수 마이클 타일러는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플라이 타구를 놓치면서 실점의 빌미를 내준 반면,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와 저스틴 터너는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또한 4회 말 라이언 짐머맨의 다소 높은 공이 스트라이크로 인정을 받는 행운까지 뒤따르면서 류현진의 승리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마의 5회를 넘기지 못했다.
그 전까지 볼넷이 없었던 류현진은 5회 말에만 2개나 내주며 투구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9번 타자이자 투수인 스트라스버그와 트레이 터너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선두타자 마이클 테일러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류현진은 위터스에게 고전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냈지만 그는 무려 11개의 공을 던지게 하며 류현진을 괴롭혔다.
2사 후에 맞이한 투수 스트라스버그는 손쉽게 처리할 것으로 보였지만 9구 승부 끝에 결국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투수에게 볼넷을 허용한 류현진은 톱타자 트레이 터너를 또 다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결국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결국 로버츠 감독의 인내심도 여기까지였다. 곧바로 마운드를 방문해 류현진을 강판시키고 대기하고 있던 로스 스트리플링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후에도 류현진에게는 행운이 뒤따랐다. 류현진의 책임주자 2명이 나가 있는 상황서 구원 등판한 스트리플링은 제이슨 워스에게 좌익수 방면 파울 선상에 걸치는 날카로운 타구를 허용했다.
페어라고 확신한 워스와 워싱턴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홈 관중들도 환호를 보낼 준비를 마쳤다. 최악의 경우 류현진의 자책점이 올라가고, 2사 2,3루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경우 3루 주자 역시 류현진의 책임주자였다.
하지만 다행히 판독 불가 선언을 받으면서 워스는 다시 타석에 들어섰고, 스트리플링이 끝까지 잘 막아내면서 류현진의 자책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날 호투는 물론 행운까지 더해지면서 시즌 6승을 기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지만 가장 중요한 승리의 여신만은 끝내 그를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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