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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바람 쌩~’ 이유 있는 베테랑 FA 홀대


입력 2018.01.15 06:48 수정 2018.01.15 07:2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기량 면에서 전성기

35세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 기록, 외면하는 이유

보금자리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베테랑 선수들. 왼쪽부터 최준석-김주찬-정근우-이대형-이우민. ⓒ 연합뉴스

FA 대박을 꿈꾸고 시장에 나선 베테랑 선수들이 매서운 찬바람만 맞고 있다.

올 시즌 FA 시장에는 복귀 해외파 포함, 총 20명의 선수들이 이름을 내밀었다. 이중 12명의 계약이 완료된 가운데 8명의 선수들은 여전히 보금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30대를 훌쩍 넘긴 베테랑.

물론 정근우, 김주찬과 같이 A급 성적을 낼 수 있는 대어급들도 상당하다. 그러나 계약기간을 비롯해 액수 협상에서 커다란 진통을 겪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한 ‘리스크’를 구단이 떠안지 않겠다는 의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최준석, 이우민의 경우 원소속팀 롯데가 아예 붙잡지 않겠다는 뜻까지 내비쳤고 이대형, 김승회 등은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는 소식조차 들리지 않는다. 그야말로 기량과 가능성만으로 평가를 받는 프로의 냉정한 현실이 실감되는 장면이다.

그렇다면 30대 중반을 넘긴 베테랑 선수들은 구단들이 우려하는 대로 기량이 급락했을까. 정답은 ‘그렇다’에 가깝다.

나이를 4년씩 구분했을 때 지난 10년간 기여도가 가장 큰 연령층은 25세에서 28세였다. 이들은 연평균 67.1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를 기록했고 타율 0.277 OPS 0.849로 훌륭했다.

지난 10년간 연령별 합산 기록. ⓒ 데일리안 스포츠

WAR 부문은 나이가 올라갈수록 떨어지는 양상이다. A급 선수들이 첫 번째 FA를 맞게 될 29세에서 32세에는 62.8 WAR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30대 중반인 33~36세에는 37.7 WAR로 절반 정도 급락했다. 그리고 현 FA 시장에서 냉정한 외면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몰린 37~40세의 30대 후반에 이르면 9.16WAR로 더욱 큰 하락 수치를 보였다.

물론 비율 스탯 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다. 타율은 대부분은 연령층에서 2할 중후반대를 보였고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산한 OPS에서도 8할 중반대의 기록이 나왔다.

문제는 누적 스탯이다. 홈런과 타점 등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하는 기록의 경우, 전성기를 맞이하는 20대 후반~30대 초반 타자들에 비해 30대 후반 선수들의 합산 수치는 5분의 1 수준으로 확 떨어졌다. 게다가 도루의 경우는 10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다.

누적 수치에서 크게 차이 나는 이유는 아무래도 나이를 먹을수록 은퇴 기로에 내몰려 선수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35세 이상 한 시즌 WAR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30대 중반을 넘어도 여전한 기량을 유지한 선수들도 있다. 지난 10년간 35세 타자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시즌을 보낸 이는 2015시즌 LG 박용택이다. 당시 36세였던 박용택이 기록한 WAR는 3.85로 웬만한 주전급 이상의 성적이다.

그러나 30대 중반에 이르면 대부분의 선수들에게서 급격한 기량 하락이 찾아왔음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35세 이상에도 주전급 성적을 낸 선수들은 레전드로 불리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구단들이 선뜻 계약 제의를 내밀지 않는 것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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