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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갔다...삼성-LGD, 올 상반기 우울한 동반 부진


입력 2018.08.01 07:20 수정 2018.08.01 08:30        이홍석 기자

중국 공세, 전방시장 정체, 패널가 하락 등 겹쳐 지난해와 180도 달라져

하반기 개선 여지에도 불확실성 여전...난국 타개 극복 주목

삼성디스플레이 본사 충남 아산 캠퍼스 전경.ⓒ삼성디스플레이
중국 공세, 전방시장 정체, 패널가 하락 등 겹쳐 지난해와 180도 달라져
하반기 개선 여지에도 불확실성 여전...난국 타개 극복 주목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업체가 올 상반기 동반 부진에 빠졌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공세가 전방 시장 정체, 패널 가격 하락 등이 겹친데 따른 것으로 하반기에는 개선될 전망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1일 공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5조6700억원과 영업이익 14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를 포함한 올 상반기 실적은 매출 13조2100억원과 영업이익 55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매출 15조원과 영엉이익 3조100억원을 달성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나는 결과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9%와 81.7% 감소했으며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20%에서 4.2%로 급전직하했다.

삼성D, 아이폰 공급 효과 반감에 LCD 가격 하락 겹쳐

이같은 실적 부진은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의 불황으로 가격이 하락한데다 강점이 있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도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LCD부문에서 약 700억원 가량 적자를 낸 가운데 OLED부문 흑자도 약 20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LCD의 경우, 중국 업체들의 공급물량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패널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타이완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7월 하반월(20일 기준) 55인치 TV용 오픈셀(Open Cell·백라이트 모듈을 장착하지 않은 반제품 형태) LCD 패널 평균 가격은 150달러다. 지난해 6월 220달러를 상회했던 것을 감안하면 약 3분의 2 수준이다.

OLED 흑자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애플의 아이폰X 생산량 급감과 연결돼 있다. 회사는 지난해 애플이 OLED 패널을 탑재한 처음으로 출시한 스마트폰 ‘아이폰X'에 패널 전량을 공급했다.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많은 애플 아이폰 패널 공급 효과로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조7100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폰X에 대한 반응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올 1분기부터 생산량이 급감했고 이에따라 OLED 패널 공급도 줄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올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고는 있지만 아이폰 신제품 반응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도 올해도 똑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또 이를 감안해도 지난해와 같은 수익성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률은 15.6%(매출 34조4700억원·영업이익 5조4000억원)이지만 올 하반기에는 두 자리수 영업이익률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분기에는 매출과 수익성이 큰 폭으로 동반 개선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애플 OLED 공급물량을 감안해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LCD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생산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LG디스플레이
LGD, 중국 공급물량 확대로 매출 수익성 동반 하락

LG디스플레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으로 매출 5조6112억원과 영업적자 2281억원을 기록, 상반기 누적 실적이 매출 11조2864억원과 영업적자 3264억원으로 누적적자가 3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13조6910억원과 영업이익 1조8311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급반전된 것이다.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LCD 비중이 약 90% 가량으로 의존도가 큰 탓에 가격 급락의 영향이 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공급 물량 확대에 나서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규모의 경제에서도 밀리면서 매출과 수익성 동반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타이완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올 상반기 LCD TV용 패널 출하량 조사에서 LG디스플레이는 전년대비 4.3% 감소한 2420만장을 기록하며 중국 BOE(2563만장)에게 1위를 내줬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LCD 가격이 지속 하락한 만큼 단기적으로 소폭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가격 회복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대형 OLED의 경우, 시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해 단기간내 급격한 비중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회사도 수익성이 하락한 LCD 라인에 대한 투자를 최소화하고 OLED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LCD 비중을 낮추고 고부가 제품인 OLED 비중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건설에 대해 중국 정부 승인을 받으면서 OLED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파주 10.5세대 P10 공장도 OLED로 생산하기로 하는 등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였던 LCD의 추가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LCD의 OLED 전환과 시장 성장에 필요한 시간 때문에 올해가 LG디스플레이로서는 보릿고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OLED 비중 확대가 단기간내 이뤄지기는 어려운 만큼 그동안 LCD에서 실적을 내줘야 하는데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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