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인건비 상승 이유로 '가격인상'
인건비 부담 늘면서 자영업자 폐점 속출
외식업계, 인건비 상승 이유로 '가격인상'
인건비 부담 늘면서 자영업자 폐점 속출
#. 서울 을지로에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 중인 최모 씨. 올해 최저시급이 7530원으로 오른 이후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해고 하지 않고 근무 시간을 줄이며 버텨 왔지만,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사정이 달라졌다.
최씨는 "장사를 해도 인건비로 다 나가는 데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낫다"며 "대기업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실행 중인데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부담이 돼 일하는 시간만 더 늘었다"고 토로했다.
2019년 최저임금 인상을 20여 일 앞두고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불황에 인건비 부담까지 맞물린 자영업자들은 "당장 내일이라도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올해 16.4% 오른 데 이어 내년에도 10.9%가 올라 8350원이 된다. 때문에 당장 인건비 부담이 커진 외식업계는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롯데리아는 오는 13일부터 버거류 제품 11종의 가격을 평균 2.2% 올린다고 12일 밝혔다. 롯데리아 '클래식치즈버거'는 4000원에서 4200백원으로 오르고 데리버거는 2000원에서 2300원으로, '클래식치즈버거'는 4000원에서 4200원으로 오른다. 커피전문점인 엔제리너스도 13일부터 커피류 등 일부 가격을 평균 2.3% 인상한다.
BBQ는 지난달 후라이드 대표 제품 '황금올리브'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인상하는 등 3개 제품 가격을 올렸다.
업체들은 이번 가격 인상이 인건비와 임차료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저임금 타격의 가장 말단인 자영업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 불황에 수입이 줄고 있는 상황에 임대료와 인권비는 늘면서 부담이 산더미 처럼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A치킨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 중인 박모 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지출에 부담을 느껴 올해 들어 야간 아르바이트 직원 한명만 쓰고 종일 일을 하는데도 수익은 작년에 비해 줄었다"면서 "내년에 임금이 또 오르면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내년 임금 인상 이후 외식 프랜차이즈, 소매점 등의 폐점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외식업체 300곳 중 77.5%가 올해 상반기 경영 상태가 매우 악화됐다고 답했다. 또 향후 경영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한 업체는 80%를 넘었다.
고용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고용 절벽이 심화됐는데 추가로 인상 될 경우 일자리를 잃거나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이 급증 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취약계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 줄어들 수 있어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상용근로자는 큰폭 증가한 반면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크게 줄었다. 지난달 현재 상용근로자는 1377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6만5000명 늘었지만, 임시근로자(6월 499만9000명)는 -13만명, 일용근로자(147만5000명)는 -11만7000명의 감소세를 보였다.
취업 중비 중인 정모 씨는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임금만 인상되다 보니 고용 불안을 점점더 심각해 졌다"면서 "오히려 서민이나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만 가중되는 역효과가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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