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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일 훈련중단 요구…정의용·김정은, 누가 거짓을 말했나


입력 2018.12.17 13:56 수정 2018.12.17 14:46        이배운 기자

연례적·방어적 연합훈련 이해한다더니… 소규모 단독 대체훈련도 ‘트집’

국방예산 증액, 요격미사일 도입 공개비난…나날이 커지는 요구사항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3월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연례적·방어적 연합훈련 이해한다더니… 소규모 단독 대체훈련도 ‘트집’
국방예산 증액, 요격미사일 도입 공개비난…나날이 커지는 요구사항

북한 매체가 한미연합훈련과 우리군의 국방력 강화 사업에 대해 연일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례적·방어적인 훈련을 이해한다’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배치되는 상황이 한 해 동안 지속되는 모양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3월 특사단 자격으로 방북해 김 위원장과 면담한 뒤 “김 위원장은 연합훈련이 연례적이고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는 점을 이해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이어 “한반도 정세가 안정세로 진입하면 연합훈련이 조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며 “우리 측은 ‘연합훈련의 중단이나 재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할 명분도 없다’는 입장을 전하려 했는데 김 위원장은 이미 관련 보고를 받고 우리 측 입장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한미는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고려해 올해 초 ‘독수리훈련’과 ‘키리졸브훈련’의 강도를 대폭 축소 시켰고,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과 한미해병대연합훈련을 중단했다. 또 10월에는 ‘비질런트에이스’ 등 총 3개 연합훈련에 대한 유예를 결정했고, 내년 예정된 키리졸브훈련과 독수리훈련도 축소·유예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측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넘어 우리군의 ‘모든 군사행동’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연례적·방어적인 훈련을 이해한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정 실장이 축소 전달한 것이거나, 김 위원장이 당장의 남북관계 개선을 꾀하기 위해 ‘빈말’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논평에서 “남조선 군부세력은 훈련공백에 따른 ‘보완조치’에 대해 운운하며 저들 단독으로 공군전투준비태세종합훈련 이라는 것을 벌려놓았다”며 비질런트에이스를 대체한 단독훈련에 반발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9월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또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려면 상대방을 자극하는 모든 군사행동을 중지해야 한다"며 "조선반도에서 물리적 위협이 조성된다면 모처럼 마련된 분위기가 흐려지고 모든 것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크든 작든 어떤 형태의 한미연합훈련도 중단돼야 한다"며 축소 진행이 유력한 독수리훈련의 중단을 촉구했다. 매체는 "남조선 당국은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전쟁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전쟁연습을 중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메아리는 지난달 한미해병대연합훈련 ‘케이맵(KMEP)’도 비난했다. 매체는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이제는 아예 '정례훈련'이라는 간판 밑에 한미해병대연합훈련을 강행해대고 있다"며 ”조선반도정세를 엄중히 위협하는 시대착오적인 군사적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북한 매체들은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 국방예산 증액, 최신형 패트리어트 미사일 도입 등을 겨냥해 "북남 관계 개선 분위기를 해친다"며 공격적 성향이 배제된 군사 활동에도 연일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북미 핵협상 상황에 따라 내년 한미연합훈련 개최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북한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지난 13일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도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등 주요 한미 연합훈련의 유예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북한과의 핵 협상 상황에 대한 국무부의 판단을 지켜본 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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