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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영업 방해에 직원 이탈 책임 떠넘기기"…SK이노 뿔났다


입력 2019.05.03 11:54 수정 2019.05.03 16:45        박영국 기자

LG화학 출신 SK이노 직원들 "소송할 시간 있으면 처우나 개선하라"

소송 자체만으로도 수주에 타격…"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

서울 서린동 SK이노베이션 본사 사옥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서린동 SK이노베이션 본사 사옥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LG화학 출신 SK이노 직원들 "소송할 시간 있으면 처우나 개선하라"
소송 자체만으로도 수주에 타격…"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


LG화학이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양사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직원들을 빼가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게 LG화학 측의 주장이지만,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자신들의 처우 부실에 따른 직원 이탈을 경쟁사에 떠넘기고, 해외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안을 키우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입장 자료를 내고 “경쟁사가 제기한 이슈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정면 대응키로 했다”면서 “경쟁사가 근거 없는 이슈 제기를 계속한다면, 법적 조치 등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입장 발표까지 포함해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각각 두 번씩 공방을 주고받았다. 지난달 30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제소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자 SK이노베이션이 “투명한 공개채용 절차였다. 법적 절차로 소명하겠다”고 해명에 나선 게 1차전이었다.

양사의 공방을 지켜보는 업계는 “해외에서 한국 기업간 분쟁을 크게 부각시키는 게 양사 모두에게 득될 게 없다”는 지적과 함께 여론전 보다는 법적 절차로 풀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자중론’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막대한 R&D 비용을 투자해 이미 자체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LG화학과 기술 및 생산 방식이 달라 굳이 영업비밀을 공식적으로 제공한다고 해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력 채용 역시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통해 영입한 것으로, 경쟁사의 기술을 노리고 인력을 빼올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LG화학 출신 직원들에 따르면 그동안 처우 문제로 대규모 인력이 LG화학을 나왔고, 그 중 우리 회사에 입사한 인원은 76명에 불과하다”면서 “그나마도 고위직은 극소수고 대부분 대리, 평사원급인데, 기술을 빼올 생각이었다면 평사원을 데려왔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때문에 LG화학이 자사의 처우 부실에 따른 직원 유출의 책임을 SK이노베이션에 떠넘긴다는 얘기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사내 블라인드에 LG화학 출신 직원들이 전 직장에 ‘소송할 시간 있으면 처우나 개선하라’는 비난 글을 올릴 정도”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채용 절차에 문제가 없고, 영업비밀 침해도 없었던 만큼 소송의 결과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소송에 걸렸다는 사실 만으로도 수주 등에서 큰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수요업체 입장에서 기술 관련 소송이 걸린 회사의 제품을 가져다 쓰는 것을 꺼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LG화학의 행보로 볼 때 이번 움직임이 SK이노베이션의 수주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각에선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자사와 해외 완성차 업체간 협력을 추진하자 ‘LG화학이 물량공급을 않겠다고 협박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을 언급하며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선도 기업답게 정정당당한 경쟁을 해 달라”고 꼬집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경쟁사가 공세를 지속한다면 우리로서는 고객사들과의 신뢰 문제 때문에라도 강력 대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LG화학은) 이성을 되찾고 선의의 경쟁으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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