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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빠들 : 풍문조작단


입력 2019.10.01 08:00 수정 2019.09.30 14:50        데스크 (desk@dailian.co.kr)

<김우석의 이인삼각> ‘상상 속 사기’는 현실의 사기 자체

문 정부의 공갈과 사기, 만천하에 알리고 국민의 힘으로 저지해야

<김우석의 이인삼각> ‘상상 속 사기’는 현실의 사기 자체
문 정부의 공갈과 사기, 만천하에 알리고 국민의 힘으로 저지해야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촛불문화제에 참석자들이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촛불문화제에 참석자들이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주말 저녁 메인뉴스는 3년 전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수많은 사람이 촛불을 들고 나온 그림이었다. 화면을 꽉 채운 군중이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주장했다. 검찰청 담벼락에 레이저쇼를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 3년 전과 달리 화가 났다. ‘명분없는 투쟁’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문화혁명 홍위병이 떠올랐다. 모두 제정신이 아니지 싶었다. 주최 측은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군집해 흥분했다고 한다. 화면이 나간 후 처음엔 50만명이라고 했다. 반응이 나쁘지 않자 100만명이라고 수정했다. 그리고 다음날엔 150만명, 200만명으로 뛰어 올랐다. 심지어 250만명이란 보도도 있었다. 도대체 그 작은 공간에 어떻게 수백만명이 운집할 수 있는가 의심스러웠다.

집회 다름 날 서초구에 있는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했다. 조문 온 한 지인이 분개하며 말했다. “죽 쒀서 개 준 격이야.” 그 분은 서초구 구민이고 ‘조국수호집회’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서리풀 페스티발” 주최측의 일원이라 했다. 시위대가 자신들이 기획한 축제를 배경화면 삼아 교묘히 홍보했다고 했다. 당일 서리풀 축제 폐회 행사가 같은 시간 ‘예술의 전당’ 맞은편 도로에서 열렸다. 시위대 사진의 뒤편 서초역부터 예술의 전당까지다. 빅뱅 등 가수들이 나왔고 박명수의 EDM 공연도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즐기고 열광했다. 일본에서 일부러 온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 사람들이 엉뚱하게도 시위 군중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 분은 말했다. “우리끼리 모이면 조국을 얼마나 비판하고, 현 정부를 얼마나 많이 성토했는데 졸지에 조국 지지자가 되어 버렸다.” 그분은 또 말했다. ‘서리풀 축제’ 공간에 비해 시위 현장은 반을 좀 넘는 규모라고 했다. (정확한 규모를 이야기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음) 자신들이 축제 참여자를 발표할 때 27만이라고 했는데, 사실 내부적으로는 7만 정도로 추산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훨씬 작은 공간에 200만명이 들어갈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역시 참가 규모 가지고 논란이 벌어졌다. 기자 출신 한 선배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경찰 계산법에 따르면 1제곱미터당 최대 4.5명으로 산정한다고 했다. 서초역에서 검찰청사까지 800m고 8차선 도로폭이 40m이니 이를 곱하면 32000제곱미터란 값이 나온다. 따라서 “4.5 × 32000 = 144000”란 계산이다. 즉 140,000명이 최대 참가인원이란 것이다. 그런데, 필자 생각에는 과한 측면이 있었다. 1제곱미터당 4.5명이란 계산은 서로 끌어안고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그야말로 최대 인원이다. 사람의 어깨가 평균 70정도라 생각하면 상상이 갈 것이다.

그래서 기사를 찾아봤다. 마침 서초구청장을 지냈고, 서초구 현역 국회의원인 박성중 의원의 기자회견 자료가 있었다. 박 의원은 ‘누에다리~서초역’까지 과거 경찰이 시위대 인원 추산 방법으로 사용한 ‘페르미 기법’을 적용해 실제 시위 참가 인원은 “3만3000명~5만명”이라고 했다. 구체적 산정 방법도 공개했다. 페르미 기법은 3.3㎡ 당 성인을 기준으로 앉으면 5~6명, 서 있으면 9∼10명 가량이 운집할 수 있다고 본 단다. “누에다리~서초역”까지의 면적은 도로길이 560m × 도로폭 40m를 적용해 2만2400㎡다. 따라서 녹지대나 가로수를 모두 포함해도 5만명 이상은 들어찰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박 의원은 같은 방식을 적용해 “서리풀 페스티벌(서초역~예술의 전당 : 1200m × 도로폭 40m = 4만8000㎡)에는 7만명이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서리풀 페스티벌 주최 측의 추산과 동일한 수치다. 이런 설명을 보고 여론조작이 어떻게 벌어지는지, 얼마나 과감하게 추진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광대들 : 풍문조작단”이란 영화가 얼마 전 개봉됐다. 우리 현실에서 횡횡하는 여론 조작과 사기에 비하면 영화속 내용은 ‘새 발의 피’이기 때문인지, 별다른 흥행 성적은 내지 못한 것 같다. 영화는 조선 세조 때 재상 한명회가 실추된 왕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광대들을 동원해 쇼와 사기로 여론을 왜곡하는 내용이다. 지금 친문진영 여론조작의 조상 쯤 되는 것 같다. 하긴 영화는 그 시대 현실을 반영하니, ‘상상 속 사기’는 현실의 사기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현실의 사기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지난 주 초 문 대통령이 방미를 한 시점에 검찰이 조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일 때만 해도, 많은 사람은 ‘조국 꼬리자르기’에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보수진영에서는 ‘조국사퇴 저지조’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왔다. 그러나 역시 보수진영은 순진했고, 현 좌파진영은 예상을 뛰어 넘는 강고함을 보여 줬다.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지면 여권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는 ‘보통의 상식’은 현 정권에 통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 귀국길에 올린 SNS 메시지는 “우리는 아직 나라다운 나라에 도달 못했다”였다.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말에 어리둥절했다. 지금까지의 국정기조를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아집과 오만이 베어나는 메시지였다. 이어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문 대통령은 27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본인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국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검찰개혁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을 성찰해 달라"며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주문했다. 검찰의 수사방식을 정면 비판하고, 향후 수사에 압력을 가한 것이다. 야당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 비판했지만 여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오자마자, 전날까지만 해도 조국 장관에게 비판적이었던 이낙연 국무총리도 검찰의 수사방식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여당은 일제히 검찰 공격에 나섰다. 여당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주말 검찰청 앞 대규모 집회를 독려했다. 여권 인사는 검찰수사를 ‘총과 칼이 없었도 구테타’라 규정하기도 했다. ‘민란’을 운운하며 결사항전을 요구한 인사도 있었다. 친위구테타를 요구한 것이다. 여당과 그 지지자들이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들이 세운 검찰총장을 규탄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집회는 여당 홈페이지에 중계됐고, 당 대변인은 ‘200만 촛불민심의 뜻을 따라 검찰개혁에 나서겠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나아가 ‘검찰개혁 특위’까지 만들겠다고 했다. 그 전에 조 장관을 옹호하는 이해할 수 없는 여론조사가 친여매체인 오마이뉴스를 통해 발표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다시 보면 매우 치밀한 시나리오에 입각한 퍼포먼스의 연속이었다.

이에 대해 보수진영은 10월 3일 최대 규모의 맞불 집회를 예고했다. 본격적으로 세대결에 들어간 샘이다.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가 떠오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촉발시킨 ‘무법천지’가 확인된 것이다. 중국 문화대혁명은 공산당 친위구테타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일방적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시위대결은 우리나라 해방정국을 떠올리게 한다. 공권력은 힘을 잃고, 각 진영의 물리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이다. 해방이전 무정부 상태로 대한민국을 돌려놓았다. 그 결과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당시 혼란의 결과는 ‘독재’였고, 무정부주의의 결과는 ‘공산주의’였다. 이를 볼 때, 문재인 대통령이 그리는 ‘나라다운 나라’를 추론해 볼 수 있다. 국민이 바라는 나라는 아닐 것이다. 지난 70여년 가꾸어 온 성공적인 대한민국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이제 멈춰야 한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이겨야 한다. 대한민국의 찬란한 성취를 보존하기 위해서... 내일의 주역인 후손에게 희망 있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 저들의 공갈과 사기를 만천하에 알리고, 국민의 힘으로 저지해야 한다. 그것이 이전 세대에 혜택을 보아 온 기성세대가 그나마 보답하고 기여하는 길이다.

글/김우석 (현)미래전략연구소 부소장·국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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