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5일부터 '복면금지법' 시행…민주화 요구 잠재울지는 '의문'
복면금지법 어길 시 징역 1년이나 벌금 2만 5천 홍콩달러
복면금지법 어길 시 징역 1년이나 벌금 2만 5천 홍콩달러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5일 0시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4일 보도했다.
SCMP,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행정회의를 마친 후 오후 3시(현지시간)에 기자회견을 열어 복면금지법 시행을 발표할 예정이다.
복면금지법은 공공 집회나 시위 때 마스크, 가면 등의 착용을 금지하는 법으로 미국·캐나다·독일·프랑스 등 미국과 유럽의 15개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불법 집회나 폭동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며 이를 어기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한다.
홍콩 정부가 시행하려는 복면금지법은 모든 공공 집회나 시위에서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어기면 최고 1년 징역형이나 2만 5천 홍콩달러(약 380만 원) 벌금에 처할 것이라고 SCMP 등이 전했다.
또 집회 참여 여부가 상관없이 경찰관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에게 마스크를 벗을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겨 논란이 예상된다. 질병 등 의학적 이유나 종교적 이유를 내세워 마스크를 착용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에도 경찰이 신분을 숨기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판단하면, 이를 벗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 요구에 불응하면 체포돼 6개월 징역형어 처할 수 있다.
홍콩 언론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비상 상황 발생 시 행정장관에게 시위 금지, 체포, 검열 등 비상대권을 부여하는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을 발동해 복면금지법을 시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복면금지법 시행이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복면금지법을 시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오후 들어 홍콩 시내 곳곳에는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